[분석+] LG전자 프리미엄전략 통했다…1분기 '깜짝실적'

LG전자 첫 잠정 실적 발표…1분기 영업익 5052억
영업익 시장 기대치 700억 웃돌아
생활가전·TV, 프리미엄 효과·원가 개선
2분기도 청신호…'G5' 효과 기대
LG전자가 지난 1월 열린 CES 2016에서 전시한 'OLED TV'. / 사진=LG전자 제공
[ 박희진 기자 ] LG전자가 올 1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5000억원대 초반의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했다. 4000억원대 초반에 그쳤던 시장 추정치를 700억원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실적 개선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무장한 생활가전과 TV가 주도했다. LG전자는 성장이 정체된 가전과 TV 시장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군을 집중적으로 늘리며 돌파구를 찾아왔다.지난해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전략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LG전자 영업이익은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엔 201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5000억원대를 회복했다.

LG전자 관계자는 "TV와 생활가전 부문의 프리미엄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미엄 제품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브랜드 이미지의 상승 효과가 전 제품군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군이 제 역할을 해내며 하위 제품군들의 판매까지 탄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기대치 웃돈 1분기…프리미엄 가전·TV 효과

LG전자의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5052억원, 매출 13조3621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 65.5%, 지난해 4분기 대비 44.8%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5%, 전분기보다는 8.2% 줄었다.

1분기 성적은 최근 높아진 시장 눈높이까지 훌쩍 뛰어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4266억원. 추정치는 지난해 12월 3000억원 초반에서 꾸준히 증가해 4개월 만에 약 1000억원이 불어났다. 매출은 14조818억원으로 추정됐다. LG전자는 잠정 실적에서 구체적인 사업부분별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사업 부문별 최종 실적은 이번달 말 확정 실적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증권 및 전자업계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생활가전과 TV가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비중의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특히 프리미엄 세탁기와 냉장고인 '트윈워시'와 '프렌치도어' 등의 판매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 효과도 HA 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국내 가전업체 중 상대적으로 국내 생산 물량이 많아 원화 약세의 수혜가 크다. 국내 생산 제품의 수출 대금은 달러화로 결제되기 때문에 원화가 약세일 수록 유리하다.

TV 사업을 맡고 있는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의 실적 기여도 늘어났을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HE 부문은 꾸준히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프리미엄 TV 판매 호조와 원가 개선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제품군인 초고화질(UH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양호한 판매 성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TV 주요 원재료인 LCD 패널 가격도 약세를 보이며 수익성을 끌어올렸을 것으로 점쳐진다. 1분기 LCD 패널은 55형 TV 기준 전분기 대비 15%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LG전자 실적 발목을 잡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부문은 적자가 지속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부품 사업을 맡고 있는 VC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사상 첫 흑자를 기록했으나 비중이 크지 않아 이번 호실적엔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G5 등판' 2분기 성적은?…MC 흑자전환 관심

이제 관심은 LG전자의 2분기 실적이다. 2분기엔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G5'의 판매 성적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업계는 LG전자가 2분기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수기에 진입한 생활가전과 TV 사업의 순항에 G5 효과까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MC 부문은 3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5000억~6000억원대까지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출시된 G5는 첫 날에만 1만5000대(국내 기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 'G4'의 첫 날 판매 물량 3배에 달했다. 같은날 미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했으며 이번 주부터는 유럽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G4 대비 G5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2분기엔 MC 부문이 흑자전환할 것"이라며 "가전 시장 성수기와 프리미엄 TV의 비중 확대로 H&A와 HE 부문의 이익 증가세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그동안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시하는 상장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잠정 실적 발표는 시장 불확실성을 줄이고 투자자와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1분기 깜짝 실적을 염두에 두고 발표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전기차 급속충전 유료화 시기상조?…제주도·완성차업계 '우려'], ['초반 부진' 아이폰SE, 뒤늦은 배송 대란 왜?], [르노삼성 SM6 꼼꼼히 체험해보니…대박난 이유 알겠네~], ['3관왕 수재' 임지순 오세정 교수, 서울대 떠나는 까닭은], [아웃백·베니건스, 전통의 강호들이 죽쑤는 이유], [LG, 글로벌 '취향 저격' G5 마케팅…미국 다음은 유럽]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