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대 돌파한 현대·기아차] 정몽구 그룹회장 취임 후에만 7800만대 팔았다

글로벌 생산·R&D 확대
품질경영 가속페달 밟아
현대·기아자동차가 글로벌 자동차 누적판매 1억대 고지에 오른 과정을 들여다보면 주목할 대목이 있다. 1999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이듬해인 2000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출범하고 정몽구 회장이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2000년 이후 누적판매량은 전체 누적판매 대수 중 79%가량을 차지한다. 2000년부터 지난달까지 총 7854만대가 팔렸다. 정 회장이 그룹 출범과 함께 글로벌 생산기지 및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을 주도하면서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정 회장은 줄곧 ‘품질 경영’을 강조해왔다. 자동차의 품질은 곧 판매로 이어진다는 생각에서다. 미국에서 품질 경영을 내세워 ‘10년, 10만마일’이라는 파격적인 보증 프로그램을 내놓고 현지 판매량을 크게 늘린 게 대표적 사례다.

품질 경영에 대한 정 회장의 고집은 R&D 투자 확대와도 궤를 같이한다. 정 회장은 올초 시무식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그룹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미래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가장 먼저 R&D 투자를 대폭 확대해 자동차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적판매 1억대 달성의 밑바탕이 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현지화 전략 역시 정 회장의 작품이다. 현지화를 통해서만 판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생산거점을 꾸준히 늘려왔다.현재 중국 미국 슬로바키아 등에 있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거점은 13곳에 달한다. 건설 중인 현대차 중국 4·5공장, 기아차 멕시코 공장 등이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의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 807만대에서 2018년 9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장창민/강현우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