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목련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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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색채가 고운 꽃이라고 해서 여왕 대접을 받지는 못한다. 기품이 있어야 계절을 지배할 수 있다. 목련은 봄의 여왕이다. 온갖 봄꽃이 화사한 색으로 산과 들을 물들일 때도 조용하지만 우아하게 흰 꽃을 피운다.
그래서 목련이 핀 거리에선 다른 꽃들은 그 자태에 눌리고 만다. 색이 진한 꽃과 달리 목련은 밤에 사진을 찍어도 아름답다. 컬러인데도 한 폭의 수묵화 같다. 플래시를 받은 양에 따라 꽃잎들이 때론 순백으로, 때론 옅은 먹물빛으로 까만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사람은 그에 어울리는 자리만 따라다닌다. 담백한 사람은 어떤 곳에서도 은은하게 어우러진다.
글·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