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서고동저'…호남이 영남보다 7~8%P 높아

19대보다 높아진 투표율
4·13 총선 투표율이 오후 5시 현재 53.5%를 기록했다.

전국 단위 선거로는 이번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 투표율과 재외·선상·거소투표 투표율이 반영된 것이다. 4년 전 19대 총선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49.3%)보다 4.2%포인트 높다. 사전투표가 시행된 2014년 6·4 지방선거의 동시간대 투표율 52.2%보다도 1.3%포인트 올라갔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최종 투표율은 당초 기대를 모은 60%대에는 못 미치겠지만 19대 총선(54.2%)보다 다소 높은 57~58%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선 투표율은 18대 총선에서 최저치인 46.1%를 찍은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역대 총선 투표율은 △15대 63.9% △16대 57.2% △17대 60.6% △18대 46.1% △19대 54.2%였다.

선거 무관심과 정치불신으로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란 당초 예측과 달리 이번 총선 투표율이 19대 때보다 높게 나온 것은 사전투표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8~9일 치러진 사전투표 투표율은 12.2%로 2013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높았다.

전국 지역별로는 여당 텃밭인 영남권의 투표율은 저조한 반면, 야권 텃밭인 호남권의 투표율은 높은 ‘서고동저(西高東低) 현상’이 나타났다. 오후 5시 기준으로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60%)이었고,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50%)였다. 호남권인 전북(59.4%)과 광주(56.9%) 등은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았지만 영남권인 부산(50.8%), 경남(51.5%) 등은 전국 평균 투표율을 밑돌았다.여야 간 쟁탈전이 치열한 서울과 경기 지역의 투표율은 각각 54.5%, 52.8%로 집계됐다. 개별 선거구 중에는 경남 하동이 69%로 최고치를, 경남 고성이 32.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남권의 시간별 투표율이 낮게 나온 것과 관련,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간 첨예한 계파 갈등에 실망한 지역 표심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의 투표율이 평균 투표율을 밑돈 것은 진박(진짜 박근혜계) 논란까지 불러일으킨 당내 공천 파동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성난 민심이 투표율로 투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