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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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이탈리아의 대표적 화가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1573~1610)는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기술적으로 잘 구사하며 근대 사실주의 화풍의 기초를 다졌다. 밀라노의 화가 시모네 페테르차노에게 그림을 배운 그는 추기경 델 몬테의 후원으로 화가로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정물과 초상화를 즐겨 그렸고, 종교미술에 사실주의 화풍을 녹여내 바로크 미술 양식을 확립했다.
가로 175㎝, 세로 144㎝ 크기의 이 그림은 2014년 4월 프랑스 남부 툴루즈 외곽의 한 개인주택 다락방에서 발견돼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성서 속 인물인 유대 여성 유디트가 아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순간을 살벌하게 담아냈다. 카라바조는 홀로페르네스를 소재로 한 그림을 두 점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1599년에 그린 작품은 전해졌으나 1600~1610년 완성한 두 번째 그림은 100년 뒤 사라져 그간 행방이 묘연했다. 미술 전문가들은 이 그림이 사라진 한 점일지 모른다며 프랑스 정부의 최종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진품이 맞으면 그림값이 1570억원(약 1억2000유로)에 달한다는 게 감정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