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옐런, 특단 경제대책 내놓나

지난 11일 비공개 회동

미국 경제성장률 갈수록 둔화
"금리·재정확대 등 논의" 추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회동을 한 뒤 그 배경과 논의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2012년 미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경선에 출마한 론 폴 전 하원의원은 19일 타운홀이라는 매체에 실은 기고문에서 “미국은 지난 7년 동안 천문학적 규모의 돈을 시장에 퍼부었지만 경제가 회복되기는커녕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패닉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Fed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주장했다. 옐런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이런 논의를 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추정치가 계속 낮아지는 가운데 이뤄진 회동이어서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연방은행은 소매판매와 생산활동지표가 저조했다는 이유로 1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종전의 1.1%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은 1분기 0.3% 성장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추정대로라면 미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3.9%에서 4분기 연속 미끄러지는 것이다.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회동에 앞서 “금리 문제는 논의 대상에 올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회동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미국 경제 전망과 리스크, 노동시장 상황, 불평등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만 밝혔다.

워싱턴의 한 경제 전문가는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현 대통령이 중앙은행장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단순히 경제상황만 논의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금리 문제뿐 아니라 파격적인 재정확대 정책, 약(弱)달러 환율정책 등이 광범위하게 논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이 전문가는 해석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