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 송중기 용병술…3차 맥주전쟁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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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1패…하이트 vs 오비맥주 '톡 쏘는 전쟁'
하이트 "1위 탈환 골든 타임"
"이름 빼고 다 바꿨다"
송중기가 모델…2년 만에 신제품
오비맥주, 경영진 교체 후 주춤
점유율 1위 주역들 2선 후퇴
후발주자 롯데 "우리도 있다"
2공장 완공…제2 브랜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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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6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한 하이트가 선두를 빼앗긴 지 5년이 지났다. ‘맥주전쟁 3라운드’가 시작되고 있다. 하이트는 20일 3세대 제품을 내놓고 “2년 안에 1위를 탈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쟁에는 ‘제3의 플레이어’인 롯데도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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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광고에서 송씨는 “목넘김이 좋다. 원샷은 하이트”라고 외쳤다. 하이트가 내세운 캠페인 슬로건이다. 하이트는 이번 제품을 개발하면서 부드러운 목넘김에 가장 공들였다. 숙성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영하 2.5도~영하 2도로 유지해 목넘김을 부드럽게 했다는 것이다. 이 공법을 하이트는 ‘엑스트라콜드(extra cold) 공법’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회사들은 영하 1.5도 안팎에서 발효·저장·여과 과정을 거친다. 하이트가 2년 만에 또다시 브랜드만 빼고 모두 다 바꾼 이유는 주류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제대로 마케팅하면 36%인 시장 점유율을 올해 안에 40%대로 끌어올리고, 늦어도 2년 뒤에는 1위 자리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 측에 유리한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오비맥주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 오비맥주는 2014년까지 60%대 점유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산화 과정에서 발생한 냄새 소동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점유율이 57%까지 내려왔다. 카스의 1위 탈환을 이끌었던 경영진이 대거 2선으로 후퇴한 것도 하이트에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이트는 지난해 뉴 하이트와 ‘크리스마스 에디션’이 성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마케팅의 성공이 업계 1위로 가는 골든타임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2014년 ‘클라우드’를 내놓고 맥주시장에 진입한 롯데주류의 목표는 ‘의미있는 3위’가 되는 것이다. 클라우드의 시장 점유율은 7%에 머물고 있다. 생산량이 적기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연내 제1공장이 있는 충북 충주에 제2공장을 완공해 연간 생산량을 30만kL까지 늘리기로 했다. 1공장 생산량은 하이트와 오비맥주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클라우드가 맥주 원액에 물을 섞지 않는 공법으로 시장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며 “생산량만 받쳐주면 충분히 경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롯데는 신제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1위인 오비맥주는 “특별한 광고모델을 쓰기보다 힘들어하는 젊은이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캠페인을 지속하겠다”며 “이를 통해 젊은 소비자들이 카스 브랜드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력한 유통망을 갖춘 롯데가 치고 올라오면 국내 맥주시장은 15년 만에 다시 3강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맥주시장에서 3자 구도가 형성되거나 변화한 시기에는 시장도 급변했다. 수입맥주의 점유율 확대 등 급변하는 시장에서 시작된 ‘맥주전쟁 3라운드’에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김용준/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