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미테크 가정용 헬스카메라 '리핏캠', "손가락만 한 카메라로 귓속까지 꼼꼼히 봐요"

이달의 으뜸중기제품

카메라에 LED 조명 달려
스마트폰·태블릿PC 연동

ETRI 연구원 출신이 창업
산업용 헬스케어 강소기업
신승철 솔미테크 대표가 가정용 헬스카메라 ‘리핏캠’의 작동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신승철 솔미테크 대표는 아이가 아플 때 중이염을 종종 걱정했다. 열이 나면 동네 병원으로 뛰어가 아이 귓속을 확인했다. 중이염은 어린아이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하면 뇌수막염 등 합병증을 불러온다.

신 대표는 ‘전자체온계도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는데 귓속을 찍는 카메라는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귓속을 확대해 볼 수 있는 카메라 개발에 들어가 지난 1월 가정용 헬스 카메라 ‘리핏캠’을 내놨다.◆치아 확인하고 곤충 관찰까지

리핏캠은 신체 부위 등을 확대해 볼 수 있게 한 제품이다. 손가락 크기만한 이 제품은 끝 부분에 초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다. 이 카메라로 귓속과 콧속, 입안, 치아, 두피, 피부 등을 최대 50배까지 확대해 들여다볼 수 있다. 카메라에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이 달려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보인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와 케이블로 연결된다.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촬영을 하는 기능도 있다. 모바일 기기로 전원을 공급받아 별도의 배터리가 필요 없다.신 대표는 처음에는 중이염 판별용으로 제품을 개발하다가 다용도 생활형 카메라로 개념을 바꿨다. 의료기기로 등록하면 판매가 까다롭고 복잡한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제품 콘셉트가 바뀌면서 활용할 수 있는 용도는 훨씬 넓어졌다. 이 제품은 아이들이 곤충, 식물 등을 확대하거나 애완동물의 상태를 파악하기에 좋다. 침구나 침대 매트리스를 확대해 집먼지진드기의 존재 여부도 알 수 있다.

산업용으로 쓸 수도 있다. 직물의 패턴을 확대해 불량 여부를 판별하거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부품을 정밀하게 볼 수 있다. 인쇄물의 상태를 확인할 때도 요긴하다. 신 대표는 “지카 바이러스 진단용 카메라 용도로 코스타리카에 100여개를 수출했다”며 “응용할 수 있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창업

신 대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 출신이다. 2009년까지 10여년을 근무했다. 헬스케어 제품 개발을 주로 했다.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온 것은 사업을 해보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 그가 개발한 기술이 민간 기업에 이전돼 ‘대박’이 난 것이 계기가 됐다. 기술은 신 대표가 제공했지만 돈은 기술을 이전받아 사업화한 기업이 벌었다. 해당 제품의 매출은 수백억원에 이르렀다. 그는 “좋기도 했지만 허무함도 컸다”고 말했다.그는 2010년 창업 후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 가슴에 붙이면 심전도, 맥박 등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게 한 제품이 대표적이다. 운동선수의 상태를 감독이 실시간으로 확인한 뒤 교체 시기를 정하거나 피로도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제품도 있다. 측정기를 가슴이나 손목에 부착한 뒤 맥박, 스트레스 등을 수치화해 기록하는 게 주된 기능이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체중 및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리핏스틱’ 등 생활형 제품도 개발했다. 리핏캠의 카메라를 젓가락보다 얇게 제작해 이비인후과에서 쓰는 초소형 정밀 카메라의 ‘가정용 버전’도 내놓을 예정이다. 신 대표는 “다음달 TV 홈쇼핑 방송을 시작하는 등 적극적으로 판로 개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이 달의 으뜸중기 제품 △피엘케이테크놀로지-ADAS CAM 옵티언 (02)6675-0202 △솔미테크-가정용 헬스카메라 리핏캠 (070)7558-9877 △이지픽-구강세정기 워터프로스 (063)236-0988 △체어플러스-덩키의자 (031)435-2244

대전=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