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큰손'이 탄광 사들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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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식 SH홀딩스 회장, 국내 첫 민영 탄광업체 '동원' 인수엔터테인먼트업계 인수합병(M&A)의 ‘큰손’인 원영식 SH홀딩스 회장이 탄광업체로 유명한 동원을 전격 인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썬코어 등에도 투자하고 있는 원 회장이지만 전통산업 중의 전통산업인 탄광업 쪽을 투자 대상으로 골랐기 때문이다. 원 회장은 배우 고현정 씨가 3대 주주인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와 초록뱀 등의 실질적인 대주주다. 상장사 지분투자로 큰돈을 번 ‘슈퍼 개미’로 유명하다.
상장사 투자로 큰 수익 남겼던 '미다스의 손' 원영식 회장
54년 된 정선 탄광업체 어떻게 변화시킬지 관심
"관광업 관련 투자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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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은 1962년 강원 정선군에 설립된 국내 첫 민영 탄광업체이자 강원 지역 최대 민영 탄광이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기도 하다. 석탄업계 대부인 이연 회장이 2003년 별세한 뒤 장남인 이혁배 회장이 회사를 이끌어왔다. 2004년 정부 정책에 따라 탄광이 폐쇄된 뒤 어려움을 겪다 바닷모래 채취 등으로 자원개발 영역을 넓혔다.
이연 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호텔리츠칼튼과 레이크우드골프클럽(CC) 등의 소유자인 이전배 회장(지분율 15.29%)은 동원 매각에 반대했다. 이전배 회장과 최대주주와의 지분 격차가 2%포인트 수준에 불과해 경영권 분쟁 소지가 있었다. 그러나 더블유투자금융이 지난 27일 3자배정 유상증자로 지분을 34.20%로 늘리는 데 성공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54년 전통 탄광업체 변신에 ‘주목’
원 회장을 비롯한 SH홀딩스와 동원 경영진은 동원 인수 배경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원 회장이 임명한 남을진 동원 대표는 “골프장 3개는 지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땅을 갖고 있고 부채비율도 낮아 견실한 회사라고 판단해 투자했다”고만 언급했다. 그는 “회사를 안정화한 뒤 새 사업 분야에 진출할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과 업계에선 원 회장이 채굴사업 외 다양한 분야로 동원의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전자부품 제조 업체인 영백씨엠을 인수해 와이제이엠게임즈로 사명을 변경한 뒤 게임업계에 진출한 것처럼 게임·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강원도의 탄광지역 진흥 지원에 따라 관광업 관련 투자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미다스의 손’ 수익률에도 관심
원 회장이 이번에도 상장사 지분 투자로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그는 가수 비가 이끌던 코스닥업체 제이튠엔터테인먼트와 YG플러스(전 휘닉스홀딩스) 등 상장사 지분을 매입한 뒤 합병 등으로 주가가 오르면 매각해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냈다.
동원 주가는 2013년 이후 4000~5000원대에 머물렀지만 원 회장의 투자가 이뤄진 뒤 1만1000원(29일 종가 8890원)까지 뛰었다.더블유투자금융은 투자 한 달 만에 최초 매입 기준가(6630원) 대비 30% 이상의 평가차익을 올렸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