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B2B 브랜드' 1년 만에 없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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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비자 영역 나누지 말자삼성전자가 기업 간 거래(B2B) 전문 브랜드를 없애고 소비자와 기업 고객을 동시에 공략하는 ‘B2B2C’ 경영 전략을 새롭게 수립했다.
도입 1년 만에 전략 수정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B2B 전문 브랜드인 ‘삼성 비즈니스’(로고)를 쓰지 않기로 했다. 삼성 비즈니스는 지난해 3월 B2B 분야에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1년여 만에 사라지게 됐다.전문 브랜드를 없앤 것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와 B2B 영역을 인위적으로 나눌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반 소비자와 기업 고객을 동시에 공략하는 B2B2C 경영 전략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2B2C는 B2B와 B2C를 합친 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영역별 브랜드를 따로 두지 않고 B2B와 B2C 모두 ‘삼성’이란 기업 브랜드를 함께 쓰기로 했다”며 “B2C에서 쌓은 인지도를 B2B에서도 활용하고, B2B를 통해 확장한 네트워크를 B2C로 연결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TV, 스마트폰 등 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B2C 사업에 강점이 많았다. 하지만 B2C는 경기나 소비자 취향에 따라 급변하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가 2014년부터 B2B 사업에 눈을 돌린 이유이기도 하다. B2B는 한 번 시장에 진입하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 미국 IBM이 B2C 사업인 PC를 버리고 정보기술(IT) 컨설팅 등 B2B 기업으로 전환한 게 대표적 예다.B2B 전담 조직을 따로 두지 않는 전략은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12월 전사 B2B를 책임지던 글로벌B2B센터를 해체하고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센터 등 각 현장부서에 B2B 관리 인력 등을 전진 배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어느 한 조직에서 B2B를 전담하는 것보다 사업부별 특성을 고려해 운영하는 게 효과적이란 이유에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