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동반 매도…1970선 턱걸이 한 코스피, 주가 끌어내린 외국인…이유있는 '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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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지는 미국·중국 경기둔화 우려에 차익실현
(2) 이달 말 중국 기업 MSCI 신흥국지수 편입
(3) 1분기 실적시즌…'전·차군단' 성적 부진
(4) 글로벌자금, 원자재 수입국서 이탈 조짐
![Getty Images Bank](https://img.hankyung.com/photo/201605/01.11629415.1.jpg)
◆너도나도 ‘관망세’에 추락2일 코스피지수는 16포인트(0.80%) 하락한 1978.15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달 11일(1970.37) 이후 14거래일 만에 지수가 1970대로 되돌아왔다. 이날 증시 하락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1773억원 순매도)과 외국인(333억원 순매도)이 동반 순매도에 나선 탓이 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69.72%인 617개 종목이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포스코가 4.99% 급락했고 신한지주(-3.11%) 삼성물산(-2.29%) 삼성생명(-1.37%) SK하이닉스(-1.07%) 등도 낙폭이 컸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어린이날(5일)과 6일 임시공휴일을 앞두고 투자자 사이에 관망 심리가 퍼졌다”며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주요 해외 경제 지표 발표를 앞둔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이탈 본격화 하나주식시장의 관심은 한국 증시에 영향력이 큰 외국인 자금의 흐름이 바뀔지에 쏠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 10거래일 만에 중단된 데 이어 이날도 외국인은 순매도를 나타냈다.
증권가는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빌미가 될 만한 변수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부장은 “지난 3월 이후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부국의 증시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한국 대만 중국 등 원자재 수입국 증시는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부진한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고 빠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이달 말 중국 A주가 MSCI신흥국지수에 편입되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들이 한국 투자자금을 중국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MSCI신흥국지수에 50% 편입되면 MSCI 내 한국 비중은 0.4% 감소하고 5238억원가량의 외국인 매도 물량이 나올 것”이라며 “MSCI 추종자금이 추가적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올 1분기 실적 시즌에서 증시 영향력이 큰 ‘전·차(전기전자·자동차)군단’이 한계를 드러낸 점도 부담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애플의 실적 부진 여파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정보기술(IT) 부품주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졌다. 현대자동차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5% 줄어드는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1·2위인 IT와 자동차 업종이 저성장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