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공포' 덮친 중국 회사채…벌써 22곳 줄부도

디폴트 30%가 국유기업
"회생 가능성 없다면 퇴출"
당국, 구제 않고 방치
올 들어 회사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국유기업이 속출하면서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발생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역내 회사채 시장에서는 총 22건의 디폴트가 발생했다. 중국 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총 3900여개인 점에 비춰보면 많지 않지만 지난해 디폴트 발생 건수와 맞먹는 수준이다.회사채 디폴트가 급증하는 것은 지속된 경기둔화로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올 들어 디폴트를 낸 기업의 30%가량이 국유기업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회사채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역할을 했다. 국유기업이 회사채 원리금을 갚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가 나서 이를 해결해줬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지난해부터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국유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반 청 무디스 중국 크레디트사업부 대표는 “과거와 달리 중국 정부는 국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이 아니거나, 종업원 수가 많지 않은 국유기업은 구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채 시장에서의 디폴트 발생은 중국 기업의 자금 사정을 어렵게 해 중국 실물경기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회사채 시장에선 올 들어 72개 기업이 회사채 발행 계획을 취소했고, 16개 기업은 연기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