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미래에셋증권 '사고' 미래에셋대우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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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때 인수회사가 유리" 판단연기금 보험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미래에셋대우(옛 KDB대우증권) 주식을 팔고 대신 미래에셋증권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상장 법인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 주주들이 홀대받을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외국인은 둘 다 팔아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미래에셋증권이 미래에셋대우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지난해 12월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넉 달 동안 미래에셋대우 주식 715만2738주를 순매도했다. 평균 주가를 적용하면 약 580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주식은 488만5545주(1030억원어치)를 사들였다.기관이 적극적으로 ‘주식 갈아타기’에 나선 것은 합병 비율이 인수 회사에 유리하게 결정된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2014년 NH농협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때도 NH농협증권 주주에게 유리하게 합병비율이 산출됐다. 자본시장법상 상장사 간 합병 비율은 이사회의 합병 결의일 하루 전날을 기점으로 최근 1개월, 1주일, 1일의 주가 등을 가중산술평균해 산정한다. 인수 회사의 입맛에 맞는 잣대일수록 반영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
기관의 투자 패턴은 두 회사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12월24일 1만200원이던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이달 4일 7860원까지 급락했다.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같은 기간 1만9650원에서 2만2800원으로 16% 올랐다.
외국인의 셈법은 기관과 다르다. 이들은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주식 비중을 모두 축소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앞날을 부정적으로 봤다는 얘기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