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코리아] 한미약품 '신약 대박' 비결은 IP…업계 평균보다 4배 많은 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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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IP서밋 콘퍼런스 지식재산위·한경 주최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10일 서울 역삼동 벨레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제2회 IP서밋 콘퍼런스의 주제 발표를 통해 “특허 침해 위험을 최대한 줄인 독창적 특허를 개발하는 것만이 강한 제약사를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국내 제약산업 사상 최대 규모인 4조8344억원 규모의 지속형 당뇨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와 맺었다. 지난해 7월에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8300억원 규모의 폐암 치료제를 수출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프랑스 사노피, 독일 얀센 등 다국적 제약사와 7건의 신약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맺은 성과의 비결로 ‘강력한 지식재산권(IP) 전략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 과정’을 꼽았다.
김종갑 지멘스코리아 회장
제조업 변화시킬 산업인터넷 CEO의 아젠다로 삼아야
김명환 LG화학 사장
한국기업 전기차 선도 배경은 실패를 두려워 않는 전략

◆산업인터넷 특허 전략 제조혁신 이끌어
김종갑 지멘스코리아 회장은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평가를 듣지만 정작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에선 부족한 점이 많다며 사물인터넷(IoT)에 기반을 둔 산업인터넷 분야의 전략적 투자와 특허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시장조사업체 PWC가 독일에 본사를 둔 235개 제조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은 2020년까지 연간 1400억유로를 산업인터넷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 중 80%는 생산성과 자원 이용 효율성 제고 등 기업의 가치사슬을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게 목표다. 이는 ICT 기반의 제조혁명을 뜻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완성기를 2025~2030년 이후로 본 한국보다 훨씬 앞선 것이다. 독일 지멘스 암벡 공장은 근로자와 기계가 끊임없이 소통하는 IoT를 도입한 결과 생산성이 800% 올라갔고, 99.9989%란 꿈의 수율(생산 효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처럼 기업을 대대적으로 변화시킬 산업인터넷의 도입은 공장장이 아닌 최고경영자(CEO)의 아젠다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환 LG화학 사장은 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에 한국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는 배경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특허 전략에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2009년 현대자동차에 하이브리드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한 이후 GM, 포드, 르노 등 국내외 자동차 업체에 51만6000대 분량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용 전지를 공급했다. 그 배경엔 전지 안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집스럽게 개발한 스택앤폴딩 스트럭처라는 독특한 구조의 전지 기술과 특허가 바탕이 됐다. 김 사장은 “1999년 본격적으로 전지를 양산하기 시작한 이후 분리막 세라믹 코팅, 니켈 코발트 망간 양극재 기술 등 새로운 특허를 낼 때마다 시장과 학계에선 회의감을 보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다른 나라 기업들도 이 기술을 인정하고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훈 삼성바이오에피스 전무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가격과 품질 외에도 출시 속도가 성패를 가른다”며 “글로벌 매출 기준 톱 10개 중 6개를 동시에 개발하고 임상시험과 인허가 시험 기간 단축을 통해 세계 1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추가영/유하늘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