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 전 공군참모총장 별세…공군 창설에 기여한 6·25전쟁 영웅

백범 김구 선생 차남
백범 김구 선생의 차남으로 제6대 공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신 예비역 중장이 1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대한민국 공군력의 기초를 닦은 김 전 총장은 1922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났으며 1937년 일본 공군의 중국 난징 폭격을 보고 공군력으로 조국 독립에 이바지하기로 결심했다. 1944년 중국 국민당 정부의 지원으로 중국 공군군관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그는 미국 공군 랜돌프기지에서 정식 비행훈련을 받고 조종사가 됐다. 해방 직후인 1947년 귀국한 김 전 총장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 군에 입대해 이듬해 공군 창설에 기여했다.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 1939년 충칭에서 찍은 가족사진(왼쪽부터 형 김인, 아버지 김구 선생, 김 전 총장).
6·25전쟁 발발 다음날인 1950년 6월26일 김 전 총장은 공군 주요 간부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미 공군의 F-51 머스탱 전투기를 인수했으며 1주일 훈련한 뒤 한국에 돌아와 실전에 투입됐다. 그는 1951년 8월 지리산 공비 토벌 항공작전, 같은 해 10월 한국 공군 단독 출격작전 등 19차례의 전투 출격에서 무공을 세웠다. 1952년 1월에는 UN군이 500회 넘는 출격에도 성공하지 못한 평양 승호리 철교 폭파작전을 완수하는 전과를 올렸다.

전쟁 이후에는 공군본부 행정참모부장, 공군참모차장을 거쳐 1960년 8월부터 2년 동안 공군참모총장을 지냈다. 총장 재임 기간에 T-28 훈련기를 도입했고 공군 최초의 유도무기인 GAR-8 유도탄을 도입하는 등 공군력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했다.군복을 벗은 뒤 김 전 총장은 주(駐)대만대사, 교통부 장관, 국회의원 등을 두루 거치며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 1988년 독립기념관 이사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김 전 총장은 백범 김구 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아 김구 선생의 독립정신을 선양하는 데 힘을 쏟았다.

유족으로는 김진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 김휘 전 에이블리 대표, 김미 씨 등 3남1녀와 사위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이며 영결식은 21일, 안장식은 같은 날 국립대전현충원 장군묘역에서 공군장으로 치러진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