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줄어들어도 1인당 생산성 감소 안해"

KDI, 데이터 연구 콘퍼런스
근로시간이 줄어도 1인당 생산성은 내려가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우람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 마이크로데이터 기반 한국 경제 연구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시간과 생산성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한국 근로자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2014년 기준 2124시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2228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정부는 노동개혁 일환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 생산활동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제조업 부문 종사자 수 20인 이상의 사업체를 대상으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법정 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한 정책 효과를 조사했다. 통계청 ‘광업제조업 조사’에 수록된 2000~2012년 데이터를 사용했다.

분석 결과 법정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 투입량은 5.2% 늘었고 부가가치는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요소생산성(노동과 자본을 제외한 나머지 생산요소)도 법정 근로시간 단축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 연구위원은 “법정 근로시간이 줄어 1인당 생산량이 낮아졌다는 근거는 없었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과도한 근로시간은 생산량 증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해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생산성이 오히려 향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이번 콘퍼런스는 통계청이 생산하는 마이크로데이터의 학술적 활용을 늘리기 위해 KDI와 통계청, 서강대, 한국경제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마이크로데이터는 원자료에서 입력오류 등을 제거한 것으로 공식 통계표 작성 등 데이터 가공의 기초가 되는 자료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