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대선 박빙 끝 좌파 성향의 후보 당선

좌우파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오스트리아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에서 녹색당의 지원을 받는 좌파 색채의 무소속 알렉산더 반데어벨렌 (72) 후보가 당선됐다. 그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첫 극우 색깔의 서유럽 대통령 당선이라는 기록을 세울 뻔한 자유당의 우파포퓰 리스트 노르베르트 호퍼(45) 후보는 마지막 문턱에서 좌절했다.

앞서 부재자 투표가 반영되지 않은 개표 결과에선 난민 에 거부감을 보이며 유럽통합 심화를 반대하는 호퍼 후보가 51.9%의 득표율로 반데어벨렌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최종 합산 득표율은 반데어벨렌 후보가 50.3%, 호퍼 후보가 49.7%로 집계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호퍼의 당선 여부가 큰 관심 을 모은 것은 그가 난민을 강력하게 통제하지 못한다면 정부를 해산하겠다고 경고하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유럽 통합 심화도 반대하는 전형적인 우파포퓰리즘 이념을 가졌기에 인근 독일을 위시한 유럽 주요국 정치권 전체가 결과를 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 승패를 떠나 우파포퓰리즘의 득세를 극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승자는 호퍼와 자유당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해 총리에게 실권이 많이 주어져 있는 오스트리아에서 임기 6년의 대통령은 국가원수로 주로 역할하면서 총리·각료 임명과 의회해산, 군 통수 권한 등을 제한된 조건 아래 행사할 수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