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AI비서' 도대체 못하는 게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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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솔루션 어디까지 왔나
심부름 하고 대화 나누고…음식 주문…은행 업무까지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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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1000억~4000억개의 별이 있다고 해요.”(구글 홈)우주에 관심이 많은 한 어린이가 거실에 놓인 맥주잔 크기의 스마트 비서인 ‘구글 홈’에 질문을 하자 곧바로 정답이 흘러나온다. 재차 “가장 가까운 별이 어디지”라고 묻는다. 구글 홈은 또다시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알파 센타우리’라네요”라고 답한다. 이번엔 “어떻게 생겼는지 TV 화면으로 좀 보여줄래”라고 요청하자 거실에 있던 TV의 전원이 켜지며 알파 센타우리의 사진이 뜬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IO 2016’을 통해 공개한 구글 홈의 시연 장면이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를 떠올리게 한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저마다 이 같은 AI 비서 솔루션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선보인 ‘엠(M)’도 메신저 서비스에 탑재된 ‘챗봇’이다. 페이스북은 가상의 대화를 입력해 M을 학습시키는 머신러닝(컴퓨터가 스스로 학습)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M에게 가상의 임무를 주고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답변이나 해법을 내놓으면 이를 수정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사용자 선호도를 분석해 상품 추천 등과 같은 서비스로 연결해주는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IBM도 인공지능 컴퓨터인 왓슨을 활용해 각종 심부름을 시킬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초 소프트뱅크와 함께 선보인 페퍼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셜 로봇이다. 일본 미즈호은행은 페퍼를 일선 영업점에 배치했다. 고객 안내 같은 단순 업무는 물론 고객에게 직접 금융상품 내용을 설명하는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다. 일본 도쿄미쓰비시UFJ은행도 최근 나리타공항 지점에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을 구사하는 로봇 ‘나오’를 배치해 환전 서비스를 맡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는 윈도10에 탑재된 음성 비서 앱이다. MS는 윈도10 운영체제를 구동하는 기기 수가 3억대를 돌파했다며, 앱 출시 이후 코타나가 총 60억건의 질문에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