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미디어 뉴스룸-한경비즈니스] 반려동물 생활비, 1년 600만원…'견생역전 시대'

국내 최초 애견 유치원 퍼피스쿨, 회당 2만5000원에 예절 등 교육
등록된 강아지만 2000마리 '인기'
심박수 재는 방석·웨어러블 기기 등 통신사, 스마트폰 연동 IoT도 출시
사료비 - 2만2000원×12개월=26만4000원
간식비 - 1만2000원×12개월=14만4000원
교육비 - 40만원×12개월=480만원(애견 유치원)
용품비 - 20만원(집, 위생용품)
병원비 - 30만원(종합예방접종×5)
미용비 - 57만원(월 2회 이용 가능한 정기관리 티켓)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 등 가족구조가 바뀌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다. 관련 창업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의류, 미용실, 카페 등은 대중화됐고 유치원, 장례식장, 의료보험은 물론 주인 대신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퍼피스쿨은 국내 최초의 강아지 유치원이다. 집에만 있어 사회성이 부족한 강아지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사회성을 길러주는 교육을 한다.

“초코, 앉아!”라는 말이 무섭게 초콜릿색 강아지 한 마리가 교사 앞에 앉았다. 이어 차례로 출석을 부르듯이 강아지를 호명하자 수업에 들어온 아이들처럼 강아지들이 교사 앞에 줄을 지어 앉았다. 사람이 강아지 탈을 쓰고 행동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유치원은 시간표대로 움직인다. 오전 10시 등원과 출석 체크를 하고 오전 식사와 배변 트레이닝, 놀이방 친구들과의 사회활동 등의 교육을 받는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각자의 방에서 낮잠을 잔다. 이후 기본예절 예습과 복습, 산책과 음악감상을 한 뒤 하원 준비를 한다. 발 소독, 눈·이빨 닦기, 모발 관리를 받고 유치원 차로 하원하거나 견주가 방문해 애견을 데려간다. 하루평균 40~50마리의 강아지가 이곳을 찾는다. 회당 이용료는 2만5000원이다.

강아지 유치원은 강아지들의 체력을 고려해 견주가 날짜를 선택하고 차량 운행 시간을 정해 방문한다. 이곳에 등록된 강아지만 2000마리가 넘을 만큼 인기가 좋다.

2006년 문을 연 퍼피스쿨의 전지욱 원장은 “몇 년 사이 강아지 유치원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교육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애견산업은 규모가 커지고 체계도 잡혀가는 단계”라고 말했다.사람의 일상을 바꿔 놓은 IoT는 반려동물의 삶 속에도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강아지 고양이에게 밥을 주거나 장난감으로 놀아주는 세상이 성큼 다가왔다. 해외 시장조사업체 ID테크엑스에 따르면 동물 전용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펫 IoT 시장은 2025년 26억달러(약 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동물 IoT 시장 공략은 통신업체들이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7일 반려동물 전용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인 T펫(사진)을 업그레이드해 선보였다. 2015년 5월 출시된 T펫은 반려동물 목걸이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다. 자신의 음성 메시지를 수시로 반려동물에게 보내는 것은 기본이다. 반려동물이 얼마나 잘 뛰어다니는지, 휴식은 얼마나 취하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기존에는 SK텔레콤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통신사와 관계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과 연동한 반려동물 IoT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2015년 10월 출시된 반려동물 급식기 펫스테이션이다. 여행이나 출장을 떠날 때도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자동 급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예약 급식 1분 전에 펫스테이션이 자동으로 주인 스마트폰에 전화를 걸어오는데, 펫스테이션에 장착된 카메라로 반려동물이 제때 밥을 먹는지 관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선보인 스타워크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다.중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을 선보였다. IT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펫피트는 ‘스마트 펫 방석 및 급식기’를 선보였다. 반려동물의 체중과 심장 박동수 등을 체크하고 칼로리 등을 고려해 적정량의 사료를 자동으로 공급한다. 반디통신기술이 개발한 ‘고리’는 반려동물이 어두운 집에 홀로 있지 않도록 무선으로 조명을 제어할 수 있다.

김태헌/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k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