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핀테크 기술 해외시장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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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핀테크 수출 1호 피노텍국내 핀테크 기술이 처음으로 수출된다.
비대면 인증…독일 금융사 적용
박 대통령 유럽 사절단 포함
7월부터 합작법인 운영…내년 1000만유로 수익 기대
"국내 핀테크사들과 동반 진출"
29일 금융위원회와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비대면 인증 솔루션기업 피노텍의 김우섭 대표(사진)가 다음달 2일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에 맞춰 파리에서 독일 금융기업 핀테크그룹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내년 매출 최대 1000만유로 예상
피노텍과 합작계약을 맺는 독일 핀테크그룹은 독일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유일한 핀테크기업으로, 은행 두 곳과 증권사 두 곳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오는 7월 설립될 합작 법인은 핀테크그룹이 60%, 피노텍이 40%를 투자한다. 자본금은 100만유로다. 피노텍이 보유한 비대면 실명확인, 전자서명, 모바일 부동산담보대출 솔루션 등을 유럽 금융회사에 적용하는 게 핵심 사업이다. 합작 법인은 이를 위해 핀테크그룹 산하 악티오내어방크 BIW 등 은행 두 곳과 플랫엑스 바이트레이드 등 증권사 두 곳에 솔루션을 우선 공급할 방침이다.
피노텍 관계자는 “독일에선 한국과 달리 실명확인을 금융회사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전문회사에서 서비스받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실명확인 수수료로 계좌 개설 때마다 건당 6~10유로씩 받도록 돼 있어 한국보다 성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합작 법인이 올해 200만~300만유로, 내년에는 700만~1000만유로의 수수료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게 피노텍 측의 추산이다.
○“국내 핀테크사와 동반 진출도 모색”
피노텍은 과거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일한 김 대표가 2009년 등기 전산화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던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인수해 키운 회사다. 김 대표는 당시 평생 모은 자금에다 집까지 팔아 20억원의 투자금을 마련했다. 국내 최고 인터넷 전문은행 플랫폼회사를 세워보겠다는 각오로 관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부동산담보대출을 받으려면 등기부등본이나 인감증명서 등을 떼 은행 점포를 방문해야 하던 불편을 없애기 위해 모든 절차를 온라인으로만 실행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국내 15개 시중은행에서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신분증의 홀로그램 진위를 자동 판별하고, 영상통화로 본인 여부를 인증하는 모바일 비대면 실명확인 통합시스템도 개발해 광주은행 대구은행 등에 공급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수익 감소를 우려한 법무사 단체에 협박을 당하기도 하고, 은행장에게 접대 향응을 했다는 근거 없는 투서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 대표는 “독일 금융회사들이 신뢰와 안정성을 중시하는 만큼 피노텍의 기술력을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국내 핀테크기업의 해외 동반 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