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산이다

말 그대로 스마트 시대다. 각종 정보기술(IT) 기기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글로벌 경제와 증시, 각종 투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별 재무상태와 투자 목표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정보를 구하는 건 쉽지 않다. 금융회사를 찾아가거나 온라인상 다양한 자산관리 프로그램에 재무정보를 입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성장·저금리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까지 겹쳤다. 이렇게 제대로 투자 전략을 세우기 어려울 때 필요한 건 바로 사람이다. 직업의 특성상 많은 자산가를 만나게 된다. 그들의 공통점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첫인상을 눈여겨보거나 말하고, 걷는 모습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한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영업점을 방문할 때마다 다양한 프라이빗뱅커(PB)를 만나 시장 상황을 듣고 각 PB의 견해를 메모했다. 대개는 담당하는 한 명의 PB와 상담하지만 이 CEO는 가급적 많은 전문가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다. 경제신문의 주요 기사를 꼼꼼하게 스크랩해서 자신만의 투자 전략 노트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3년 후, 10년 후 시장을 예측하기 위한 습관을 들이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PB들이 자신의 고객을 관리하듯이 고객도 사람들을 관리하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쌓인 정보는 훌륭한 투자 근거가 될 수 있다. 사람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투자 기회가 되기도 한다. 사모펀드가 대표적이다. 사모펀드는 49명 이하의 투자자만 가입할 수 있다. 공모펀드에 비해 수익률 관리와 운용이 특화돼 있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은 경우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수요 조사를 하기 때문에 조기에 판매가 마감되곤 한다.

인공지능(AI)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아직도 사람을 통해 투자 전략을 짜거나 투자 기회를 잡는 일이 많다. 젊은 소비자일수록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더 편하게 여긴다. 하지만 자산 관리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그저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를 찾아보고 활용하지 말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는 게 좋다.부동산, 세무,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나 경제와 비(非)경제 이슈에 대해 같이 얘기를 나누다 보면 새로운 투자 원칙을 세울 수도 있다.

이혜원 < 국민은행 대전PB센터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