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반나절 가족나들이 제격 '경기 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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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E4
꽃의 밀어 들으며 한택식물원
음미하듯 한걸음 미술관옆 정원
나를 내려놓는다 초대형 와불

바오밥나무 등 희귀식물의 천국, 한택식물원

한택식물원은 크게 실내 온실과 야외 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실내 온실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다. 길이 7m, 둘레 3.5m의 국내 최대 크기로 호주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에서 세 그루의 바오밥나무를 그대로 옮겨왔다. 호주 온실 외에 남아프리카 온실도 있다. 케이프타운 식물대에 서식하는 나무알로에 등 희귀식물들을 볼 수 있다.

계절 따라 봄꽃 페스티벌, 창포 머리감기 체험, 여름 생태교실, 산야채 여행, 국화·단풍축제 등이 열린다. 입장료는 어른 85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031)333-3558오래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공간 ‘희원’
지친 일상을 내려놓고 숲의 향기를 맡으며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 있다. 삼성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호암미술관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정원, 희원(熙園)이다. 호암미술관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30년간 수집한 우리나라 고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이다. 때마다 다양한 기획전이 열려 미술을 좋아하는 이들은 물론 여행객들도 한번쯤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호암미술관도 볼 만하지만 미술관 끝에 있는 희원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이름이 높다. 희원은 약 6만6000㎡의 땅에 정자와 물이 어우러지고 석물과 꽃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거대한 작품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 희원 나들이를 왔다면 ‘석인의 길’을 찾아가보자. 희원 앞 감호를 따라 이어지는 석인의 길은 짧은 산책로다. 호숫가에 대형 파라솔을 꽂아둔 쉼터가 있어 도시락을 먹으며 아이들을 실컷 뛰놀게 할 수 있다.
거대한 불두와 와불이 유명한 와우정사
정원과 식물원만 가기 아쉽다면 독특한 부처님이 모셔진 와우정사(臥牛精舍)는 어떨까? 와우정사는 용인시 해곡동 연화산의 48개 봉우리가 마치 병풍처럼 둘러쳐진 곳에 있는 사찰이다. 1970년 실향민인 해월삼장법사가 민족 화합을 발원하며 세운 호국사찰이다. 대한불교 열반종의 본산이다.
사찰에 모신 여러 불상 중 절 입구의 불두(佛頭)와 산중턱에 있는 와불(臥佛)이 특히 유명하다. 불두는 높이가 8m에 달하는 초대형이며, 와불은 높이 3m, 길이 12m에 이른다.경내에는 거대한 불두와 황동 10만근으로 10년간 제작했다는 장육오존불,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타종했다는 무게 12톤의 ‘통일의 종’, 국내 최대 청동미륵반가사유상이 있다. 열반전에 이르는 계단 옆의 ‘통일의 돌탑’은 세계 각국 성지에서 가져온 돌을 하나 하나 모아 쌓아가고 있다. 와우정사에는 인도·미얀마·스리랑카·중국·태국 등에서 모셔온 불상 3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