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개인재무관리 ABC] (50·끝) 투자와 합리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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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9
유진 < 한양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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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삶에는 비합리적인 것들이 많다. 이들이 존재하고 있음과 그 이유를 인식하는 것도 합리적 사고를 기르는 좋은 방법이 된다. 가령 우리나라에서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1살이고, 달력 날짜로 12월31일을 넘기면 무조건 2살이다. 그래서 항상 생일이 지났는지 따져 보고 1, 2살을 뺀 후 진짜 나이를 알게 된다. 직장 나이도 마찬가지다. 입사 후 첫 12월31일을 넘기면 무조건 2년차이다. 흥미로운 것은 아예 이러한 것들이 합리적이라 주장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가령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약 1년(270일여)을 보내는 것을 감안해서 우리나라에서는 태어나자마자 1살이 된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엄마 뱃속에서 1년을 보낸 모든 태아 중 왜 어떤 태아는 태어난 지 이틀 만에 2살이 되고 어떤 태아는 태어난 지 11달 만에 2살이 되어야 하는가는 여전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설명은 합리화 혹은 궤변에 불과하다.사람들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다루는 재무금융 분야에서 합리화나 궤변이 지배할 때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 가령 저금리인 최근이 주식 투자에 적합한 시기일까? 아니다. 저금리를 가져온 원인이 불황인데, 불황이 기업 주가에 좋은 뉴스일 리 없다. 이런 주장의 기저에는 주장하는 측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수년 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어느 자산운용회사의 중국시장 올인투자나 은행들의 키코 불완전판매는 가장 합리적이어야 할 금융기관조차 매우 비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투자 시 합리적인 사고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답변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와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이 투자(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가장 합리적인 경구임을 명심하는 것이다.
유진 < 한양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