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시작 '도미노' 상장하나…"다음 순서 코리아세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달 말 호텔롯데를 시작으로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의 도미노 상장이 이어지면서 코리아세븐이 다음 타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호텔롯데 상장이 무사히 마무리되면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롯데건설 등도 상장할 것"이라며 "이 중 코리아세븐의 상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순환출자 해소를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밝힌 이후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배구조 상 복잡하게 얽혀있는 계열사 지분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국내외 122개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는 8곳(9%)에 불과해 10대 그룹 중 최하위 수준이다. 상장 계열사는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롯데손해보험, 롯데푸드, 롯데하이마트, 롯데정보기술 등이다.윤 연구원은 "계열사의 안정적인 상장 행진을 위해서는 흥행 가능성이 높은 회사가 양호한 트랙레코드(실적)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이에 적합한 회사로 코리아세븐을 지목했다.

그는 또 "신동빈 회장은 코리아세븐 지분 9.0%, 롯데정보통신 7.5%를 보유 중"이라며 "이 계열사들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앞으로 호텔롯데 지분 취득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 회장은 호텔롯데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접 업계 3위 업체지만 경쟁사 대비 높은 비용구조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낮은 편이다. 따라서 동종업체인 BGF리테일, GS리테일의 현재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을 적용받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윤 연구원은 다만 "코리아세븐의 현재 장부 가격은 2000억원에 불과하다"며 "이를 고려했을 때 공정가 전환 시 일정 규모의 상장 차익이 발생함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현재 롯데쇼핑이 51.1%, 롯데제과가 16.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의 예상 시가총액은 8000억~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윤 연구원은 "영업이익률을 2%로 상향하고, 업종 평균 대비 할인된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1조1000억원"이라며 "이 경우 롯데쇼핑(4780억원), 롯데제과 (830억원) 등 계열사 시총도 늘어난다"고 분석했다.앞서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도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화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호텔롯데 상장 이후) 비상장 계열사의 추가 상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오는 15~16일 이틀 간 수요 예측을 거쳐 21~22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상장 예정일은 6월29일이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하는 주식수는 4785만주이며 71.5%는 신주 발행, 28.5%는 일본 롯데 계열사의 구주 매출이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9만7000원∼12만원이다.

최저 공모 희망가격(9만7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신주 발행을 통해 회사로 들어오는 현금은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차 연구원은 "올해 예상 실적과 면세점 업황 변동 등을 감안할 때 호텔롯데의 희망 공모가 수준은 상당히 높다"며 "공모가 하단 수준이 아니라면 소문난 잔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호텔롯데 핵심인 면세사업부가 최근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것도 상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