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검찰 압수수색에 상장 연기? '공모 흥행 먹구름'

이달 말로 예정됐던 호텔롯데의 상장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에 따른 검찰의 압수수색이 호텔롯데의 상장 일정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업계는 연휴 직후인 7일께 호텔롯데 측과 금융당국이 상장 일정에 대해 논의를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6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던 딜 로드쇼(주식 등 자금 조달을 위한 설명회)를 사실상 취소했다. 롯데호텔과 신 이사장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 의혹에 연루되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2일 신 이사장이 정 대표에게 면세점 입점과 관련, 거액의 뒷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시 이사장의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에 따라 6일부터 홍콩을 시작으로 약 1주일간 싱가포르, 런던 등을 돌며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열릴 예정이던 딜 로드쇼의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 상장 전 검찰수사와 같은 변화에 대해서 금융위원회와 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통보하고 협의해야 하지만 연휴가 겹치며 합의가 늦어진 탓이다. 롯데 측은 연휴가 끝나는 7일부터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29일 상장 계획 자체를 미룰지 상장 전 행사만 조정할 것인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상장을 앞두고 '오너 리스크'에 다시 한 번 불이 붙으면서 상장 규모에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정 대표가 부정한 방법을 썼다는 것이 드러나면 잠실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의 재승인에도 먹구름이 끼게 된다. 이 경우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의 공모가가 예상 범위를 밑돌 수 있다는 분석이다.한편 호텔롯데는 오는 15일과 16일 수요예측, 21일과 22일 청약을 거쳐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공모 주식 수는 4785만5000주며 공모예정가는 9만7000원에서 12만원, 공모예정금액은 4조6419억~5조7426억원 규모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