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터쇼 취재뒷담화, 누가 가장 먼저 모터쇼 개막을 알렸을까

포드자동차 부스가 텅텅 비었던 이유는
사진=한국도요타 제공
[ 안혜원 기자 ] 지난 2일 오전 8시15분 렉서스 부스에서 첫 문을 연 '2016 부산국제모터쇼'. 렉서스 부스에서 가장 먼저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도요타 사장이 모터쇼의 시작을 알리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들의 예상은 완전이 빗나갔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우성입니다."모터쇼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사람은 배우 정우성씨였습니다. 그는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세단 '올 뉴 GS450h'과 함께 출연했습니다. 화려한 음악 소리와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관중들의 함성 속에서 모터쇼 현장이 정우성씨의 팬미팅장으로 변모한 듯한 착각도 들었습니다.

정우성씨는 "오늘 부산모터쇼의 첫 번째 게스트로 나오게 돼 영광"이라는 말로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영화 촬영을 위해 부산을 많이 들러봤지만 모터쇼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이날 렉서스는 신형 GS450h의 홍보대사로 배우 정우성을 위촉했다고 밝혔습니다. 신형 GS의 디자인 컨셉인 '지적인 야성'과 정우성씨의 이미지가 잘 부합해 그를 임명했다고 합니다.멋진 정우성씨의 등장. 시선잡기에는 분명 성공했습니다. 이날 정우성씨의 기사는 120여개(네이버 뉴스검색제휴사 기준) 가까이 쏟아졌습니다. N사의 뉴스검색제휴사를 제외한 곳을 포함하면 더 많은 기사가 나왔을텐데요.

그렇다면 정우성씨가 소개하던 렉서스 GS450h의 사정은 어떨까요? 같은 날 82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중 33개는 정우성씨의 기사 속에 살짝 언급 정도만 됐습니다. 사실상 렉서스 GS450h 기사는 49개가 나왔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정우성이 왔다"라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리더군요. 하지만 "렉서스 GS450h가 나왔다"라는 말은 듣기 힘들었습니다.이 날의 주인공이 화려한 조연에 묻힌 셈이 됐습니다. 또 많은 대중들은 렉서스 GS450h라는 훌륭한 차를 더 자세히 알아볼 기회를 놓친 셈이 됐고요.

이날 렉서스 브랜드는 정우성씨를 통해 많은 취재진들을 끌어모으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렉서스 브랜드의 홍보가 과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사진=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 포드자동차 부스가 텅텅 비었던 이유는?부산모터쇼 현장에서는 각 취재진들의 자리 잡기 쟁탈전이 치열했습니다. 약 3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렸지만 각 자동차 브랜드 부스마다 마련된 자리는 40~50여석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걸음이 느린 기자는 번번히 자리잡기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선채로 보내며 취재를 해야했습니다.

하지만 신께서 제 고통을 알아주신걸까요. 3시간여 가량 선채로 모터쇼를 관람해야 했던 기자에게도 기회가 돌아왔습니다. 행운은 포드자동차 부스에 있었는데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군데군데 자리가 빈 곳이 보이더군요. 아직 발표가 시작되지 않아 그런가보다 여겼습니다.

곧이어 무대에는 화려한 조명 아래 링컨 컨티넨탈이 미끄러지듯 등장했습니다. 뒷자리 '사장님석'에서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가 내리면서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도 포드의 부스는 한산했습니다. 다른 브랜드 부스에 비해 절반 수준의 취재진들이 모였습니다. 진정한 럭셔리카의 정수를 보여줄 링컨 컨티넨탈이 무려 '14년'만에 귀환했는데 말입니다.

이유는 아우디 부스에 있었습니다. 이날 아우디코리아는 포드에 앞서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이 회사는 고성능 스포츠카 '뉴 R8 V10 플러스'를 홍보하기 위해 배우 이진욱과 아이돌 가수 옥택연을 불렀습니다. 많은 취재진들이 이진욱과 옥택연을 취재하기 위해 아우디 행사장에 계속 머무르면서 포드 부스가 상대적으로 한산해졌던 겁니다.

이날 포드가 소개한 링컨 컨티넨탈은 많은 미국 대통령과 엘비스 프레슬리, 클라크 게이블 등 유명 인사들이 즐겨 탔던 차라고 합니다. 1990년대 후반 국내의 초기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1위에 오른 적도 있습니다.

정 대표는 신형 컨티넨탈을 소개하며 "차 뒷좌석에 앉아 마사지를 받아보니 VIP를 위한 차는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컨티넨탈은 탑승자의 몸매와 무게에 맞춰 30가지 방향으로 시트의 세부 조절이 가능하고, 마사지도 받을 수 있는 포지션 시트 기능을 갖췄습니다. '콰이어트 럭셔리(조용하고 품격있는 럭셔리)'를 위해 진동과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했고요. 넓고 안락한 내부 공간에는 세계적 오디오 브랜드인 레벨의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습니다.

14년만에 돌아온 링컨 컨티넨탈, 굉장했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자동차를 외롭게 만든 연예인 이진욱과 옥택연의 미소도 놀라웠습니다.[서울대 총장 낙선자들의 '부활'…금배지 2명, 대학총장 2명], [삼성 QLED TV 3년내 양산 전망 나와…LG "상용화 언급할 단계 아니다"], [바뀐 이통사 멤버십에 업계-고객 시각차…데이터냐 할인이냐], [기아차 쏘울 자율주행 가상현실 체험해 봤더니], ['금성사 흑백TV가 올레드로' LG전자 구미공장을 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