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민 부천필하모닉 상임지휘자 "말러 이어 바그너 오페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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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예술의전당서 '탄호이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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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필하모닉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번엔 오페라의 대가 리하르트 바그너다. 지난해 1월 임헌정에 이어 부천필하모닉을 맡은 박영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사진)가 바그너 시리즈를 이끈다.“말러에 이어 바그너 오페라란 새 역사를 쓰고 싶습니다. 오는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이는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공연을 출발점으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
박 감독은 원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일 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장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1~7번)을 연주해 주목받았다. 그가 새로운 도전으로 교향곡이 아니라 바그너의 오페라를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바그너 오페라에선 오케스트라가 성악가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오케스트라가 작품의 흐름을 이끌며, 웅장한 관현악을 선보입니다. 첫 번째 연주곡인 탄호이저는 바그너 오페라 중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와 ‘순례자의 합창’ 등 잘 알려진 음악으로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입니다.”‘탄호이저’ 공연은 콘체르탄테 형식으로 진행된다. 일반 오페라 공연과 달리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른다. 오케스트라 연주와 성악가의 노래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박 감독은 “오케스트라 역량이 한껏 발휘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말러 붐을 일으킨 것처럼 이번엔 바그너란 큰 산을 넘어 그의 음악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너 시리즈를 계기로 부천필하모닉을 오페라 등 다양한 종합예술을 지향하는 오케스트라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박 감독은 “베를린필하모닉도 오페라 무대를 많이 갖는다”며 “그런 경험이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를 보다 풍성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연주도 늘린다. 지난달엔 일본 가나자와에서 열린 ‘라 폴 주흐네’ 축제에서 한국 오케스트라 최초로 공식 초청을 받았다. 박 감독은 “클래식 수준이 높은 일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며 “자리를 구하지 못한 관객이 입석 관람권까지 구해 감상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아시아 투어를 할 계획이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먼저 아시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인정받은 뒤 유럽으로 나아가 세계 속의 오케스트라로 성장할 것입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