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스카이'가 돌아온다…과거 영광 되찾을까

이달 말 스카이 'IM-100' 출시...중가폰 시장 겨냥
AS망 부족, LG유플러스 미출시 등 재기 장애물 산적
[ 이진욱 기자 ] 팬택이 스마트폰 '스카이'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의 스카이는 이달 말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출시된다. 출고가는 30만원대에 책정될 예정이다. 스카이는 퀄컴 스냅드래곤 430 프로세서에 안드로이드6.0 마시멜로 운영체제(OS)를 탑재했다.'스카이'는 누적 500만대 이상 팔린 국내 피처폰의 전설로 꼽힌다. '스카이' 브랜드는 SK텔레텍이 만들었지만 팬택이 인수하면서 팬택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팬택이 '베가'가 아닌 '스카이'로 재기를 노리는 것은 스카이의 과거 성공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여진다. 모델명이 'I'm Back(내가 돌아왔다)'과 발음이 같은 'IM-100'인 것만 봐도 팬택의 재기 의지를 가늠할 수 있다.

팬택은 지난해 11월 1년3개월만에 법정관리를 졸업,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스카이'는 '베가 아이언2' 출시 이후 팬택이 2년 만에 선보이는 스마트폰이다.

팬택은 30~50만원대 중가폰 시장을 경쟁 무대로 삼았다. 업계에서는 팬택이 중가폰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사후서비스(AS) 확대가 시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족한 사후관리서비스(AS)망으로 삼성전자, LG전자와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란게 업계의 설명이다.
무선국제표준협회가 공개한 팬택의 '스카이 IM-100'
현재 스마트폰 중가폰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와 갤럭시J 시리즈, LG전자는시 K시리즈와 X 시리즈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팬택이 소비자 구미를 당기는 서비스 차별화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팬택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이 심화됐지만 그만큼 시장도 커졌으니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 AS업체와 협력 등을 통해 접근성이 있는 곳으로 AS 확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스카이가 LG유플러스에선 출시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LG유플러스가 거부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LG유플러스는 계열사인 LG전자의 스마트폰을 다른 통신사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팬택과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LG전자의 모바일 판매가 최근 부진한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회사 정상화를 통해 감축된 인력으로 사업자 세 곳을 감당할 수 없어 그렇게 결정한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한 전략이며 다음 모델은 LG유플러스에서 출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팬택이 재기에 성공하려면 제품 자체나 서비스면에서 뭔가 다른 장점이 있어야 한다"며 "향수를 자극하는 '스카이'란 브랜드만으론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