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 비자금 수사] 검찰 "총수 부자 연 300억대 수상한 돈 받아"…롯데 "배당금·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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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롯데家 재산관리인 소환조사
현금 30억원 등 신격호 총괄회장 개인금고 확보
그룹 전방위 수사에 호텔롯데 상장 무기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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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신동빈 회장의 재산관리 업무를 맡은 임원 조사를 통해서도 신 회장이 매년 약 200억원의 계열사 자금을 수령해오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매년 300억원 이상의 돈이 계열사에서 오너 일가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검찰은 이 돈이 급여와 배당금으로 보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다고 판단하고 회계자료 조사 등을 통해 계열사로부터 불법적으로 받은 게 아닌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검찰은 신 회장의 실질적 거처로 알려진 그룹 영빈관(종로구 가회동)에서 발견한 개인금고에서는 특별한 자료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이 전무 등은 소환조사에서 이 돈에 대해 “신격호·신동빈 회장이 급여와 배당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도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급여와 배당금을 두 회장에게 지급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 총괄회장은 상장된 롯데 계열사로부터 급여 41억원을, 신 회장은 58억원을 받았다. 두 회장이 비상장사 임원으로서 받은 급여와 배당금을 합치면 각각 100억원대를 훌쩍 넘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검찰은 10일 압수수색 후 처음으로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 방향을 밝혔다. 검찰은 압수수색 대상 계열사와 그룹 정책본부가 어떤 형태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와 비자금이 오너와 대주주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할 계획이다. 계열사 간 자산·자본거래 또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내부 사업부 간의 거래에서 배임 행위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오너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게 비정상적 특혜 구조라고 판단하고 있다. 오너 일가와 그룹 계열사 간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회사 측에 손실을 끼친 부분이 있는지도 확인 중이다.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로 정부와 재계의 협력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산업 분야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를 논의하기 위해 15일로 예정된 주형환 장관과 1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연기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 내부 사정 등으로 CEO들의 참석이 여의치 않아 불가피하게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한신/강진규/오형주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