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급' 높아지는 위안화…달러 계승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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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의 역습영국 파운드화는 20세기 초반까지 선도적인 국제통화였다. 영국은 금을 통화의 기반으로 삼는 통화시스템을 다른 주요 경제국에 전파했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전후 재건 자금을 공급하면서 달러가 급부상했다. 달러는 불과 10년 만에 파운드화를 앞질러 주된 국제통화가 됐다.
윌리엄 오버홀트 외 지음 / 이영래 옮김
21세기북스 / 336쪽 / 1만9000원
미국 달러는 지난 100년간 기축통화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미국의 지배력 약화와 함께 중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으로 중국 위안화가 머지않아 달러 계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홍콩 경제연구소인 펑글로벌인스티튜트의 윌리엄 오버홀트 대표와 궈난마, 청?로 선임 연구원이 함께 쓴 《위안화의 역습》은 국제통화로 급부상하고 있는 위안화의 현재 상황과 예상되는 변화를 분석한다. 저자들은 위안화의 국제화가 이뤄지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지만 결국에는 글로벌 통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0년 안에 세계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제 규모만으로는 국제통화를 만들 수 없다. 효과적인 금융시장과 안정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국제통화는 국내 금융부문이 대부분 자유화되고 환율이 변동하는 개방적 자본 계정에서만 교환가치를 갖는다. 저자들은 “위안화 국제화, 중국 금융 자유화, 자본 계정 개방은 2인 3각 경주를 하는 사람들처럼 점진적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언제쯤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게 될 것인가. 저자들은 “사실 이것은 먼 미래의 일이고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단언한다. 위안화의 국제화는 기업들이 거래에 위안화를 이용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고 판단할 때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홍콩과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경제국은 위안화를 기반으로 전자 거래를 하고 채권을 발행하는 데 익숙해져 가고 있다. 저자들은 “기업들이 위안화 기반 제도의 발전을 자극하고, 제도 발전은 다시 효율적인 기업 활동을 돕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