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재편에 삼성주 '몸살'…'전자' 주가만 나홀로 상승

올들어 그룹주 시총 18조 증발
에스디에스는 40%나 급락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계열사 시가총액이 올 들어 18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삼성그룹이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사업 재편과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하면서 그룹주 주가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3곳의 시가총액 합계는 96조775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114조3719억원)보다 17조5962억원가량 줄어든 수치다.올 들어 가장 낙폭이 큰 삼성그룹주는 삼성에스디에스로 40.15% 떨어졌다. 이날 시가총액은 11조7614억원으로 작년 말(19조6540억원)보다 7조8925억원 감소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물류 부문과 정보통신(IT)솔루션서비스 부문으로 쪼개는 작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지난 3일 10.78% 급락했다. 회사는 부인했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에스디에스가 물류 부문을 삼성물산에 넘겨줄 것이라는 관측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제일기획도 매각설에 시달리며 21.01% 하락했다. 삼성은 작년 말부터 제일기획 매각을 추진했지만 최근 협상이 결렬됐다. 그룹 광고 물량 의존도가 높은 제일기획이 외부 업체에 팔리면 실적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건설·중공업 사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삼성엔지니어링(-31.4%) 삼성물산(-17.5%) 삼성중공업(-15.66%) 주가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역(逆)마진(상품 운용 손실) 폭이 커지자 삼성생명(-11%) 삼성화재(-13.98%) 등 그룹 보험주도 흔들렸다.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실적 향상에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책이 효과를 보면서 올 들어 11.82% 올랐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 들어 낙폭이 큰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삼성물산 주가의 상승 여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삼성 브랜드에 대한 사용 권리를 확보해 계열사로부터 연 7000억원 안팎의 브랜드 사용료 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