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IPO 대어 분석④·끝]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과 동반 성장…재고 부담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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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였던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호텔롯데와 함께 연내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미소를 짓고 있다. 호텔롯데 IPO를 위해 준비했던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자신들에게 투자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경닷컴은 호텔롯데 상장 철회의 반사 이익을 누릴 하반기 IPO 대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편집자주]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 하반기 국내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판권을 지닌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과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최근에는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늘리는 등 상장 제반 준비를 마쳤다. 이르면 이달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반기 램시마 美 판매 주목
시장 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Sullivan)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은 2013년 12억달러(약 1조3900억원)에서 연평균 64.8% 성장해 2019년 240억달러(약 27조81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에 보수적이던 미국도 과거와 달리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세계 바이오의약품의 약 51%가 소비되는 가장 큰 시장이다. 특히 사보험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지지하는 만큼, 시장이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램시마 판매를 허가하는 등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시각이 예전과 달라진 상황"이라며 "지난 10년간 부작용이 없었고, 임상 자료가 축적되면서 의사들 또한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의 우호적인 정부 정책도 시장을 키우는 데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독일은 의료진에게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독려하는 교육을 진행 중이며,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는 바이오시밀러의 우선 사용을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노르웨이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하는 임상 시험을 국가예산으로 진행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점유율은 70%를 웃돌고 있다.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사다. 최대주주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며 46.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JP모간의 사모펀드인 '원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아이온인베스트'가 주요주주로 올라있다. 이들의 지분은 각각 22.44%와 15.62%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상장이 예상되는 하반기에 풍부한 기대 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셀트리온이 만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램시마는 관절염 치료제로,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 대비 가격이 20~30% 가량 저렴하다.현재 램시마는 유럽에서 레미케이드 시장의 약 30%를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램시마의 유럽 판매 호조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 또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0.0% 급증한 11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023억원으로 144.2% 늘었다.
램시마 시장은 올 하반기 미국으로 확대된다. 셀트리온은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램시마의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연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램시마의 미국 판매는 셀트리온과 북미 유통 독점 계약을 맺은 화이자가 담당할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화이자에 램시마를 공급한다.
혈액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록시마'의 유럽 판매 허가 결과 또한 하반기에 발표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심사가 통상 1년간 진행됨을 고려할 때 하반기 허가 여부가 나올 전망이다. 업계는 허가 획득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 1조4000억원 규모의 재고, 할인 요인될까?
증시 전문가들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이 2조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4년 미국 제약사인 호스피라를 상대로 전환사채(CB)를 발행했었다. 당시 기업가치가 2조4000억원 수준에서 산정됐고, 현재 상황도 2014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려 요인은 늘어나고 있는 재고자산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바이오시밀러 재고는 2013년 9316억원에서 이듬해 1조1059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조3955억원 규모의 재고가 쌓였다. 시장에서는 램시마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2015년에는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셀트리오헬스케어는 셀트리온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를 사서 판매를 위한 재고를 쌓고 있다. 판매 이상의 재고가 쌓여간다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개선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재고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바이오 산업 특성상 일정량의 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생산기간이 길기 때문에, 재고가 없을 경우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강양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늘어난 재고는 램시마의 미국 판매를 위한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며 "납품 결정과 동시에 물량을 지급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앞으로도 일정 수준의 재고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