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원전…전국 11곳 '갈등 활화산'

조정 컨트롤타워 '실종'
경제적 손실 연 82조
안양교도소는 17년째 대립
< 나란히 앉은 부산·대구시장 > 서병수 부산시장(오른쪽)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정부 3.0 국민체험마당’ 행사에 참석해 얘기하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를 앞두고 부산은 가덕도, 대구는 경남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를 앞두고 지역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전국 각 지역이 각종 갈등 현안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정 마비까지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지만 마땅한 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는다. 갈등 현안이 국론 분열로 이어져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가 국가적 위험 관리 대상으로 분류한 ‘주요 갈등 사안’은 12건이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1개 지자체가 각종 갈등에 휘말려 있다. 서울 인천 대전 세종 충청북도 충청남도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가 해당된다. 대부분 공항 등 선호시설 유치를 원하거나 원전 등의 시설은 피하려는 이해 갈등에서 비롯됐다. 경기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등은 세 건의 갈등 현안이 겹쳐 있다. 안양교도소 이전과 재건축 문제를 두고 법무부와 안양시의 대립은 올해로 17년째다.지역 간 갈등이 국가적 위험 요인으로 등장했지만 갈등 조정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국무조정실의 갈등 관리 조직은 4년 전보다 축소됐다. 갈등을 조정하는 또 다른 조직인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중재 결과를 강제하는 기능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동진 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정부 내 갈등 조정 조직의 책임과 권한이 뒷받침되지 않아 관련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갈등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 갈등 수준은 2011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4개국 중 다섯 번째로 높았다.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연간 최소 8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