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병원식?…2조 시장 입맛 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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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CJ 등 급식업체, 전담팀 꾸려 병원행
일반급식보다 수익성 높아
외국인 환자식도 '매출 효자'
중동까지 가서 요리 배워
의료관광 활성화, 시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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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병원사업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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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회사들이 병원식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2조원 규모이던 병원식 시장은 올해 2조5000억원 정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병원 간 서비스 경쟁에서 환자 급식이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국내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관련 기업들이 이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 수는 30만명으로 전년보다 11% 늘어났다. 중동지역에서 가장 많이 한국 병원을 찾는 UAE 환자는 2900명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통과된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 법안이 23일부터 시행되면 외국인 환자 유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국인 환자 병원식 수요도 함께 증가할 전망이다.
◆기술력 인정받을 수 있어
병원식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높은 수익성이다. 병원식은 종류가 다양하고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 단체급식에 비해 3~5배 비싸다. 외국인 환자식은 보험 적용도 되지 않아 훨씬 높은 값을 받는다.병원식을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기술력을 인증받는 것이어서 다른 급식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홍 사업부장은 “같은 나물이라도 습도, 온도, 소금 양 등을 모두 달리해 조리하는 병원식을 만드는 것은 음식 서비스산업에서 최고 기술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병원식으로 개발한 메뉴를 일반 급식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소금을 줄인 저염식도 애초에는 환자식에서 시작됐다. 치료를 위한 저염식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판단해 일반 음식에도 적용한 것이다.
김정식 CJ프레시웨이 병원·실버개발팀장은 “병원식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전체 급식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