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당권 도전하겠다"…복잡해지는 새누리 '전대 대진표'

친박·비박 후보 교통정리 '변수'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3선인 김용태 의원(사진)이 27일 당 대표 도전을 선언했다. 오는 8월9일 개최 예정인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김 의원이 처음이다. 김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새누리당 당 대표 선거는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 양쪽에서 각각 복수의 후보가 나서는 다자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제2 창당을 이뤄내고 꺼져가는 정권 재창출의 희망을 살려내는 혁신 대표, 세대교체 대표가 되겠다”며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3권 분립의 헌법적 가치와 당헌·당규를 훼손하는 외부 또는 당내 특정 세력의 자의적 당권 개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며 “특정 계파의 의도에 따라 당내 법치주의가 흔들리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또 “대선후보 조기 경선을 추진하겠다”며 “내년 초부터 6개월 이상 장기 레이스를 통해 야당에 맞설 강력한 대선 후보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달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가 친박계 반발로 사퇴한 바 있다.

김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당대회 대진표는 복잡해졌다. 비박계에선 김 의원 외에 정병국 의원이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3선의 이혜훈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복당한 유 의원이 당권 주자로 직접 나서는 대신 이 의원을 밀고 있다는 관측이다.

당내에선 비박계 후보들이 ‘각개 약진’을 하다가 일정 시점에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정 의원과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얼마 전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눴다”고 여지를 남겼다.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가 누구를 지지하느냐도 변수다.친박계에선 최경환 의원의 출마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주영 이정현 홍문종 원유철 의원 등이 출마 의지를 굳혔거나 고민 중이다. 서청원 의원도 도전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이주영 이정현 의원은 후보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박계에 당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 친박계 역시 후보 단일화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