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김 대표 주장에 기업들 불안…", 김종인 "상의 가서 경제민주화 강의"

박용만 "기업 옥죄지 말아달라"
김종인 "공정경쟁 감시하자는 것"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사진 왼쪽)가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경제민주화에 대해 강의하기로 했다. 28일 국회 대표실로 김 대표를 예방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오른쪽)이 “김 대표의 경제민주화 주장에 기업들이 불안을 느낀다”며 요청한 초청 강연을 즉석에서 수용한 것이다.

김 대표와 박 회장은 웃으며 악수를 나눴지만 별도의 인사말 없이 바로 비공개로 전환할 정도로 다소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0여분간의 비공개 면담에서 박 회장은 김 대표에게 “지금 경제가 어려운데, 김 대표 말씀을 듣고 기업들이 불안해한다”며 “(기업들을) 옥죄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동석한 송옥주 더민주 대변인이 전했다. 박 회장은 “(국회가) 경제활성화법을 많이 통과시키길 바란다”며 “(여야가) 기업 활동을 제한하는 입법은 덜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경제민주화가 기업을 옥죄는 것이 아니다. 기업을 풀어주되 공정경쟁을 하는지 감시하자는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옥시 사태를 예로 들면서 “기업의 윤리적,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견해를 들은 박 회장은 “기업들은 김 대표 말씀에 여전히 불안해하는 면이 있다. 대한상의의 월요일 조찬간담회에 경영자 200~300여명이 참석하는데, 김 대표가 여기에서 강연하고 질의응답이나 토론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양측은 향후 일정을 조율, 김 대표가 경제민주화 방안을 직접 설명해 기업들의 불안감을 줄이기로 했다.박 회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개원인사도 드리고 기업들을 도와달라고 부탁도 하려고 왔다”면서 “잘해주겠다고 말씀하시더라. 김 대표도 기업이 다 잘되라고 하는 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벌개혁과 관련해 협의가 잘되겠느냐는 질문에는 “인사드리는 자리였으므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에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정 원내대표는 “법인세 인상에 반대한다”면서도 “기업들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필/김기만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