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메세나 경영] 1000억 '예울마루' 전남 문화 중심지로

지난 4월 전남 여수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수원시립교향악단이 협연하고 있다. GS칼텍스재단 제공
GS칼텍스는 2006년 8월 국내 에너지업계 최초로 공익재단인 GS칼텍스재단을 설립, 본격적인 메세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술 진흥을 위한 사업과 연구, 창작 등을 지원하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꾸준히 100억원을 출연, 2013년까지 1160억원을 출연했다. 이 중 2012년 1000억원의 설립비를 들여 완공한 ‘여수문화예술공원 GS칼텍스 예울마루’는 GS칼텍스재단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울마루는 전남 여수시 망마산 일대에 GS칼텍스가 조성한 문화예술공원이다. 당시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맞아 탄탄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설립됐다.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콘서트, 발레, 연극 등 특정 장르에 편중되지 않은 공연과 다양한 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의 너울이 넘실대고 전통 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대지면적이 70만㎡(약 21만평)에 이르는 예울마루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가능한 전문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1021여석의 대극장과 302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현대식 시설을 갖춘 대극장은 무대와 1층 객석 맨 뒷좌석까지의 거리가 불과 21m밖에 되지 않아 어느 자리에 앉아도 무대가 가깝게 보인다. 고른 음향이 전달되는 효과도 크다.

서울과 동일한 무대 환경을 제공하고 전문 무대 인력이 상주하고 있어 최상의 공연 무대 연출이 가능하다는 게 GS칼텍스재단의 설명이다. 2012년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과 2014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지방 투어용으로 축소된 무대가 아니라 오리지널 무대를 그대로 예울마루에서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예울마루 공연의 연이은 성공으로 여수는 연주자 및 기획사들의 전국 투어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지난해 뮤지컬 ‘캣츠’는 세종문화회관에 이은 지방 투어의 첫 번째 도시로 여수를 선택했다. 국내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도 작년 전국 투어 공연 중 호남권에선 유일하게 여수에서만 공연했다.이를 통해 예울마루는 전남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2012년 5월 개관 이후 총 이용객은 45만명에 달했다. 여수시민이 30만명임을 감안하면 여수시민이 한 번 이상 예울마루를 찾은 셈이다. GS칼텍스재단은 예울마루를 통한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울마루에서 펼쳐지는 공연의 좌석 10%는 항상 지역문화 소외계층 몫이다. 예울마루에서 진행되는 예술치료 프로그램 ‘마음 톡톡’은 가정 불화, 따돌림 등으로 상처를 입은 동심을 달래준다. 마음 톡톡은 미술 무용 연극 음악 등이 결합된 예술 집단치료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640여명의 어린이가 참여했다. 예울마루는 또 아이들의 재능 개발 프로그램인 ‘희망에너지 교실’을 운영한다. 아이들은 희망에너지 교실에서 합창, 난타, 기타, 바이올린, 판소리 등을 배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