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Success Story] 신동우 나노 사장, "화력발전·선박용 엔진 '대기오염 방지 필터'로 국내외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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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기업인탐구요즘 미세먼지로 시끄럽다. 오죽하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항공기까지 동원돼 미세먼지 원인을 찾을 정도다. 경북 상주에 본사를 둔 (주)나노는 이런 미세먼지 파문에서 커다란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미세먼지 원인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을 흡착 제거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세계 각국
발전소 등 배출가스 규제 강화
탈질촉매제 시장 성장 전망에
저온·저전환 신제품 잇달아 개발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한국은 2005년부터 질소산화물을 대량으로 배출하는 화력발전소 규제를 시작했는데 미세먼지 파동을 계기로 이런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나노는 이 필터를 화력발전소 열병합발전소 소각로 산업용보일러 시멘트 선박엔진 중장비 생산기업 등에 공급한다.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규제가 강화될수록 이 회사는 사업 기회가 늘어난다.

신 사장은 “이를 감안해 배기가스 온도인 섭씨 150~170도에서 탈질효율이 높은 필터를 개발해 연간 4500억원 이상에 이르는 세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촉매 물질과 관련해 특허등록 등 기술보호 조치를 했다.또 하나는 이산화황(SO₂)가스의 삼산화황(SO₃)가스 전환비율을 낮출 수 있는 ‘저전환 촉매필터’도 개발했다. 석탄화력발전사 배기가스에 포함된 SO₂가스가 탈질 필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SO₃가스로 전환돼 설비를 부식시키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제품이다. 신 사장은 “새로 개발된 저온촉매와 저전환촉매 원료를 기존의 제품 제조 설비에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그동안 시장에 없던 고가의 질소산화물 제거 필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글로벌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나노는 생산제품의 65%를 수출하는 등 작지만 글로벌화된 기업이다. 이 회사의 거래처는 국내는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5개 발전소사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다. 해외 거래처는 독일 발전사인 EnBW와 만(MAN)을 비롯해 와트질라 바텐훨 등 유럽기업, 일본 다이하트츠 중국궈디안 대만전력 등 아시아기업, 아멕포스터휠러를 비롯한 북미기업 등 다양하다. 신 사장은 “특히 EnBW와는 13년째 거래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의 캐터필러에도 납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캐터필러는 중장비로 잘 알려져 있지만 선박용 디젤엔진도 생산하는데 이 엔진에 촉매제를 납품하기로 한 것이다.
해외영업망 강화를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 미국 포틀랜드, 중국 상하이 등에 현지법인이나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들 중 미국은 작년 말, 일본은 올초에 문을 열었다. 유럽 일본 미국의 경쟁사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기 위한 것이다. 신 사장은 “우리만의 독창적인 기술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각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사업 기회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선 미세먼지 문제 대책으로 정부가 ‘6·3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신 사장은 “6·3 대책엔 자동차 발전소 산업시설에서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질소산화물을 줄여야 해 탈질촉매 수요가 크게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충남에 있는 3개 화력발전소의 대기오염규제가 수도권 인근의 영흥화력 수준으로 대폭 강화된다.
해외에서도 규제는 엄격해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질소산화물에 의한 해양 대기환경 보호를 위해 선박의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를 더욱 강화했다. 신 사장은 “우선 노르웨이 및 미국령 연안에서는 금년 1월부터 적용되는데 기존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80%를 줄이는 3단계 조치가 시행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이 강화된 규제는 2020년까지 새로 건조되는 모든 선박에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그는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재를 꾸준히 육성해왔다. 이 회사에는 회사 지원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네 명, 석사학위자가 열 명에 이른다. 이들이 신 사장과 함께 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시장 개척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