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최수형이 들려주는 공연 뒷 이야기[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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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에드거 앨런 포의 생애를 주제로 한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에서 목사 그리스월드 역을 맡은 최수형. 캐릭터 분석을 잘하기로 유명한 그를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나봤다. 인터뷰 내용 중 공연 관련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어, 의도치 않은 스포일러를 당할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Q. 이번에 공연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으면 좀 들려달라.A. 나는 신작발표회 때 `샬롬, 샬롬`이라고 말한다. 목사로서의 디테일을 살리고 싶었다. 공연을 하다 보면 이런 애드립이 늘어간다. 지난번에는 포를 죽이는 장면에서 앙상블 배우들이 포 팔에 주사를 놔야 하는데 주사기가 날아갔다. 그래서 결국 못 놓고 간 적도 있다. 최근에는 형렬이가 대사 실수를 했다고 하다라. 원래 대사는 `아가씨의 아버지와 안면을 터야겠다`인데 `아버지의 아가씨`로 말했다. 당시 나도 공연장에 있어서 엄청 웃었다.Q. 가장 탐나는 포우 넘버는?A. 유명한 시를 바탕으로 한 넘버 `갈가마귀`가 가장 탐난다.Q. 그리스월드 넘버 중에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A. 널 심판해 rep이다. 관객들이 역시 그 노래가 좋다고 말해주더라.Q. 내가 생각해도 `그리스월드 진짜 나쁜 것 같다` 싶은 장면은?A. 그리스월드가 포를 문학계에서 매장시키려고 언론플레이를 했던 면들이 가장 나쁜 것 같다. 그래놓고는 포를 찾아가서 "글 써라. 내가 이사시켜주고 다 해줄게. 주치의도 고용해주고. 근데 니 작품은 내가 관리하겠다"고 한다. 그리스월드의 이중성이 참 나쁘고 얄밉다. 꿀밤 한 대 때리고 싶다. 어떤 관객들은 그리스월드에게 생와사비를 먹일 뻔했다고 하더라.Q. 공연 들어가기 전에 뭘 하나?A. 밥을 든든히 먹고, 1시간 전부터는 목 상태를 많이 체크한다. 너무 풀려도 안 되고 너무 안 풀려도 힘드니까. 공연 30분 전 의상을 갈아입고, 20분 전에 파이팅콜이 연습실에서 있다. 즐겁게 오늘도 다치지 말자는 의미다. 그리고는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편이다. 공연이 시작하고 처음 나오는 나래이션을 제일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다. 최대한 안타깝고 에드거 앨런 포의 친구로 보여지고 싶어서. 눈물을 쏟는 것까지는 아니라도 눈물 머금고 대사를 할 수 있을 감정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야 뒤로 갈수록 더 반전이 될 수 있으니까.Q. 인터미션 시간에는 뭘 하나?A. 분장 체크하고 옷도 갈아입고, 물도 마신다. 대사가 많아서 계속 곱씹어본다. 2막도 그리스월드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2막 첫 번째가 제일 중요하다. 5년이라는 시간이 건너뛰었다는 사실을 전해야 하고 그간 일어난 일을 알려줘야 한다. 2막 처음에 나오는 대사가 현실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의미를 전해준다. "시간이 다 해결해줄 거라고 믿는다. 해주는 건 없는데 다 잘될 거다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걸 헛된 희망이라고 부른다"는 내용이다.Q. 이번 뮤지컬에서는 옷을 별로 갈아입지 않더라.A. 의상 많이 안 갈아입는 게 더 좋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감정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의상을 갈아입어야 할 때는 그래야겠지만 나는 목사고 우리 컨셉 자체가 의상에 제약을 받는 무대가 아니라 좋다.Q. 다음 재연 때 제안을 받으면 할 건가?A. 당연하다. 정말 좋은 작품이고 애정 하는 작품이다. 시켜달라고 할 것 같다.Q. 포 역을 해볼 생각은?A. 안 시켜줄 것 같다. 여리여리하고 약해 보이는 사람이 해야 된다. 재림이가 본인은 다음 라운드를 기다리는 격투기 선수 같다고 하더라. 내가 하면 더 그렇겠지?Q. 차기작 `고래고래` 소개 좀 해달라.A. 시대극도 아니고 고민하거나 고뇌에 빠진 그런 뮤지컬이 아니다. 가벼운 편의 뮤지컬이다. 예전부터 즐거운 작품 하고 싶었는데 `고래고래`가 그런 작품이 될 것 같다.Q.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살리에르`, `에드거 앨런 포`, `고래고래` 등 쉬지 않고 공연을 하는 데 지치지는 않나?A. 전혀 그렇지 않다. 한 작품 한 작품 할 수 있는 거에 감사하다.Q. 정상윤 배우랑은 정말 많은 작품을 같이 했다. 남다른 존재일 것 같다?A. 내 뮤지컬 인생은 정상윤을 만나기 전과 만나기 후로 나뉜다.(웃음) `살리에르` 초연 때 만났는데 그 이후에 거의 모든 작품을 같이 했다.Q. 두 배우가 외모 느낌은 다른데 같은 역에 종종 캐스팅되더라. 시너지 효과가 있나보다.A. `고래고래`에서 호빈 역을 하게 됐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정상윤이랑 더블 캐스팅을 피하고 싶어서다. 이번에는 상윤이를 무대에서 보고 싶다. 웃길 것 같지만 기대된다.Q. 마지막으로 `에드거 앨론 포`와 `고래고래`에 대한 각오를 말해달라.A. `에드거 앨런 포`에서 공연이 8번 정도 남았다. 이 8번 동안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할 생각이다. `고래고래`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까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고래고래` 호빈 역할이 즐거운 역할이라 내가 안 해본 캐릭터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기대해주고 `에드거 앨런 포` 끝까지 관심 가져달라.사진/ 마임엔터테인먼트 제공연예기획취재팀기자 enter@wowtv.co.kr한국경제TV 핫뉴스ㆍ박환희 얼굴보고 ‘난리 났어’...함부로 애틋하게 ‘요정’ 등극?ㆍ대구 여교사, 15세 중학생에 "서방님 사랑해" 부적절 관계 `논란`ㆍ모야모야병 여대생 ‘기적이 함께 하다’...의식 회복 “감동이야”ㆍC.I.V.A 김소희, 데뷔 반응 폭발적 "LTE는 말했지 IOI는 끝났지"ㆍ책 안 읽는 이유, 독서의 놀라운 효능은?ⓒ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