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삼바, 축구, 리우 올림픽…정열의 브라질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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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 본 브라질 속살 여행오! 삼바오는 8월6~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제31회 올림픽이 열립니다. 리우데자네이루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출범 122년 만에 처음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가 됐습니다. 꼭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브라질은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고 싶어 하는 꿈의 여행지입니다.
거대한 예수상이 굽어 살피는 세계 3대 미항 리우…
코르코바도 언덕에서 본 '슈거로프' 장관
헬기로 이구아수 폭포 '악마의 목구멍' 둘러보고,
해변에서 마시는 브라질 커피 한잔은 '따봉'
세계 7대 불가사의인 거대한 예수상이 굽어살피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야경은 천재 화가라도 화폭에 다 담기 어려울 것입니다.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는 코파카바나 해변의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상파울루에 가면 성장하는 브라질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에서 꼭 한 곳만 가라고 하면 주저 없이 꼽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매력적인 여행지가 차고 넘치는 나라 브라질은 여행자들에게 세계를 흥분시키는 올림픽보다 더 짜릿한 감동을 전해줄 것입니다.리우데자네이루=글·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ssoochoi@naver.com
가슴 떨리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야경
한반도의 약 40배 크기에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 브라질. 수도는 브라질리아이지만 세계의 여행자들은 리우데자네이루로 모여든다. 나폴리, 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인구 1200만명에 이르는 거대한 해안 도시는 하나의 용광로다. 백인과 흑인, 그리고 에스파냐계 백인과 아프리카계 흑인의 혼혈인 물라토가 부대끼며 살아가고 거리에는 화끈한 삼바 리듬과 세련되고 우아한 보사노바 리듬의 선율이 함께 흐른다. 해변의 최고급 리조트와 빈민들이 살아가는 주거지 파벨라가 공존한다.리우에 도착하는 순간 여행자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코르코바도 언덕(해발 700m) 위의 예수상이다. 세계 신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이 예수상은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 높이 39.6m, 무게 700t으로 예수의 모습을 새긴 조각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리우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코르코바도 언덕에 서서 마치 도시 전체를 감싸 안듯 두 팔을 벌리고 있다.코르코바도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리우 앞바다에 팡지아수카르(Pao de Acucar)가 떠 있어 리우를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다. 영어로는 ‘설탕 덩어리’라는 의미인 ‘슈거로프’라고도 불린다. 거대한 화강암과 수정으로 이뤄진 바위산으로 둥근 돔처럼 생긴 모습이 무척 이색적이다. 마치 바다로부터 리우를 지키고 있는 파수꾼인 듯 느껴진다. 산기슭에 있는 프라이아 베르메라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데 왠지 기시감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산과 케이블카는 시도 때도 없이 재방송을 해댄 ‘영화 007 문레이커’에 등장했기 때문이다.해발 396m로 가장 높이 솟아오른 이 산꼭대기에서 세계 최고 미항을 굽어볼 수 있다. 진초록의 산 사이로 우뚝 솟은 초고층 빌딩들이 서 있고 우르카, 플라멩코, 코파카바나, 이파네마, 레브론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하얀 요트가 점점이 떠 있다.
팡지아수카르에서는 반드시 리우의 야경을 봐야 한다. 360도 펼쳐지는 해변과 섬, 도시의 경치가 파노라마로 어우러지는 리우의 야경을 만끽하기에는 이곳만 한 데가 없다. 붉은 노을이 번지고 도시에는 불빛이 환하게 켜진다.정열의 해변 코파카바나
리우데자네이루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정열의 도시다. 리우의 정열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코파카바나 해변이다. 활처럼 뻗은 길이 5㎞에 달하는 해변에는 고층빌딩들이 그림같이 늘어서 있다. 해안과 접해 있는 애틀랜티카 대로엔 럭셔리 레스토랑과 고급 호텔, 맨션, 부티크, 토산품점, 보석상 등이 줄지어 있다.
코파카바나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햇살이다. 막무가내로 쏟아지는 햇살 아래 구릿빛으로 그을린 글래머 아가씨들이 브라질리언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근육질의 젊은이들과 파라솔 아래 한가롭게 바다 풍경을 즐기고 있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 그리고 물장구를 치며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어울린 코파카바나의 풍경은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코파카바나 해변 옆이 이파네마 해변이다. 코파카바나 해변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면 이파네마 해변은 현지인들이 더 선호한다. 코파카바나 해변에 비해 화려한 면은 덜하지만 낭만적인 느낌은 좀 더 강하다. 이파네마 해변을 걷다보면 끊임없이 보사노바가 흘러나온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마치 속삭이듯 노래하는 주앙 질 베르토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그 노래 ‘이파네마의 소녀’다.
‘늘씬하고 까무잡잡한, 젊고 사랑스러운 여인. 이파네마 아가씨가 걸어가네/ 그녀가 지나가면 모두들 아-, 그녀가 걷는 건 마치 삼바 같아/ 시원스럽고 부드럽게 한들거리며 걷는 모습.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까/ 바닷가로 걸어가는 그녀는 언제나 똑바로 앞만 볼 뿐, 그를 바라보지 않아.’
이 달콤한 노래를 들으며 리우의 해변을 바라보며 쌉싸름한 브라질 커피를 마시는 일. 그것은 어쩌면 생에 꼭 한 번은 해봐야 할 여행인지도 모른다.
브라질의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것이 축구 사랑이다. 브라질 국민의 축구 사랑은 ‘종교’에 가깝다. 축구는 생활의 일부를 넘어 그 자체라고 할 정도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브라질 중앙은행은 각 은행들이 월드컵 경기 중에 점포를 폐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축구를 좋아하는 국민들의 일면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브라질 기업들은 브라질 팀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파티를 열곤 한다. 만약 이런 배려가 없는 회사라 할지라도 경기 시간 동안 무단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징계나 질책을 받지 않는다.
리우데자네이루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이라면 빼놓지 말고 가야 할 곳이 있다. 바로 마라카낭 스타디움이다.프로축구 시즌인 11~12월이면 경기마다 수많은 관객이 모인다. 경기가 없어도 내부를 둘러볼 수 있으니 ‘축구의 나라’에 온 기념으로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겨보는 것도 좋다.
브라질의 번영을 보다, 상파울루
상파울루는 브라질 최대 도시로 인구가 1800만명에 달한다. 브라질리아가 브라질 행정의 중심, 리우데자네이루가 브라질 여행의 중심이라면 상파울루는 브라질 경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상파울루에서 꼭 봐야 할 것은 바네스파 빌딩. 미국의 명물 빌딩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8분의 1로 고스란히 축소해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중앙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바네스파 빌딩은 특히 야경이 아름다운데 밤이면 은은하게 불이켜지는 옛 포르투갈풍 건물들과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나오는 파울리타스(상파울루 사람)들의 모습과 어울려 활기찬 풍경을 만들어낸다.
도시 여행의 가장 큰 재미는 시장 돌아보기가 아닐까. 상파울루에도 중앙시장(Mercado municipal)이 유명하다. 번역해보면 말 그대로 ‘시영시장(市營市場)’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시장처럼 노변에 형성된 시장이 아니라 커다란 건물 안에 들어서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밖에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낭만적인 분위기다. 꽃을 파는 아저씨도 있고 먹거리 코너도 늘어서 있다. 통로 중간에는 고객들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둥근 식탁을 놓아두었는데,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인 커다란 ‘볼로냐 샌드위치’ 먹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해 저물 무렵에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으로 가보자. 상파울루 도심에 있다. 40년간의 대공사 끝에 1954년 완공된 건물이다. 정면에 솟아 있는 2개의 고딕양식 첨탑은 높이가 65m에 이른다. 역대 상파울루 사제들의 시신이 안치돼 있고, 브라질 종교사를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매우 아름답다.
거대한 자연, 이구아수 폭포
지구 반대편으로의 여행, 꼬박 하루의 비행시간과 7시간의 버스 여행 등 이 모든 수고를 감수하고라도 꼭 봐야 할 만큼 감동적인 풍경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의 넓이와 수량을 자랑하는 이구아수 폭포다. 이구아수 폭포와 맞닥뜨리는 순간 그동안 고단함은 순식간에 날아간다. 폭포에 가까이 갈수록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에 소름이 돋는다.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나라 국경에 걸쳐 있다. 275개의 폭포가 직경 3㎞, 높이 80m에서 떨어지는 이구아수 폭포는 빅토리아 폭포보다 넓고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말로 전해 듣고, 글로 사진으로 봐서는 절대 그 위용을 가늠할 수 없다.
원주민(파라과이 과리니 인디오) 말로 이구아수는 ‘큰물(big water)’이다. 폭포 전체의 폭만 4㎞ 남짓. 평균 낙차는 64m다. 우기(11~3월)에는 초당 약 1만3000t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이구아수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는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이라 불리는 곳. 이구아수 강을 통째로 벌컥벌컥 삼켜대듯, 초당 약 6만t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든다.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는 이구아수를 본 뒤 넋을 잃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엾은(poor) 나이아가라’라고.
이구아수 폭포 여행의 시작은 포스두이구아수시.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이구아수 국립공원에 닿는다. 입구에서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강 건너편에 입이 쩍 벌어질 장관이 펼쳐진다. 하나도 아닌 수십, 수백개 폭포가 하얀 박무(薄霧·물안개)를 만들어내고 있다. 귀퉁이를 돌아서면 영화 ‘미션’ 촬영지로 유명한 ‘삼총사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개 폭포가 겹쳐 있는 그 절벽 바로 아래턱까지 200여m의 데크를 밟고 둘러볼 수도 있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현기증이 난다.
이구아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헬기투어를 권한다. 이구아수 하류에 있는 헬기장에서 강 건너 악마의 목구멍이 입을 쩍 벌린 상공에 이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5분여. 914m 상공에서 200㎞의 속도로 하늘을 가르며 이구아수 전체를 보는 맛은 웅장하고도 장엄하다. ‘악마의 목구멍’을 향해 하얀 포말을 쏟아내며 무서운 속도로 빨려드는 이구아수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여행정보
숯불 꼬치구이'슈하스코' 꼭 한번 맛봐야
인천~리우데자네이루 비행기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카타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싱가포르항공이 있다. 비행시간은 약 24시간 걸린다. 저녁때는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아직도 지카 바이러스 위험지역이기 때문에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브라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감염내과 또는 해외여행클리닉 등이 설치된 의료기관을 찾아 예방접종을 하자.
브라질의 대표 요리는 ‘슈하스코’다.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을 꼬챙이에 꽂아 숯불에 구운 브라질 전통요리다. 식당에 들어가 앉아있으면 종업원들이 두툼하게 썬 고기를 1m 정도 길이의 쇠꼬챙이에 꽂아 내온다. 굵은 소금을 뿌려서 숯불에 돌려가며 구운 고기인데 종업원은 “이걸 드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서 고기 부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설명을 들은 뒤 본인 취향대로 ‘먹겠다, 안 먹겠다’를 결정해서 말해주면 된다. 식당을 나서기 전까지 끊임없이, 그리고 쉴 틈 없이 가지각색의 맛있는 고기들을 들고나온다. 처음 주는 고기가 맛있어 보인다고 너무 많이 먹으면 손해다. 숯불에 돌려가며 구운 고기라 기름기가 쫙 빠져 연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