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 유니폼 등장…리우에 뜨는 '안전 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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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서 안전성 높인 첨단기술 선보여다음달 6일 개막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과학기술계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스포츠 경기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선수 안전을 지키는 첨단 과학기술이 대거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는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한 브라질에서 열리는 만큼 선수 안전을 고려한 기술들이 눈에 띈다.
브라질 하천 수질 최악 수준…
미국 조정팀, 세균 막는 유니폼 착용
지카바이러스는 실시간 모니터링
○세균감염 대응 유니폼 등장미국 조정경기팀은 필라델피아대 연구진에 ‘특별한 유니폼’을 주문했다. 최악의 수준에 가까운 브라질 하천 수질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항균 성분이 강화된 유니폼을 요청한 것이다.
브라질 수질 오염 상황은 심각하다.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은 지난해 조정을 포함해 수상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의 물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감염 위험이 99%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놨다. 항균제에 내성을 보이는 슈퍼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천문학적 수치에 이른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하천에 유입된 기름이 강과 호수 표면에 유막(油膜)까지 형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 경기복은 2개 층으로 돼 있다. 하천 기름은 양초 심지 성분으로 된 층에서 막고 항균 처리된 섬유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침투를 막도록 설계됐다.올초부터 브라질은 물론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지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방안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미국올림픽위원회는 지난 3월 바이러스 전문가그룹을 구성하고 출전 선수들에게 실시간 지카 바이러스 발생 상황을 전파하는 경보 체계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모기 활동이 둔화되는 온도를 분석해 선수들이 생활하는 숙소 에어컨 온도 조절 근거로 활용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카 바이러스가 출전 선수들에게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과학자를 대거 파견하기로 했다.
○인공지능·드론 100분의 1초 스릴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 위협 속에서도 리우 올림픽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역동적인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이끄는 건 구글의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다. 기계학습을 통해 선수들의 훈련 정보와 경기 정보를 학습시켜 경기에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덕분에 선수들이 100분의 1초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M과 SAS, 제너럴일렉트릭(GE)은 이미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경기 분석 정보를 영국 조정경기팀과 브라질 카누대표팀에 제공하고 있다. 배에 설치된 센서들이 선수들이 노를 젓는 횟수와 진행 방향의 관계를 분석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경기 결과를 예측한다.
호주 대표팀은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데이터와 손을 잡고 선수들의 훈련 강도와 부상, 질병 간의 관계를 인공지능 기계학습으로 알아냈다. 이를 이용하면 선수가 상처를 입기 3일 전 이를 예측할 수 있다. 토비 보워 호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사업 책임자는 “이번 올림픽은 전 세계 인공지능이 대결하는 스포츠 대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우 올림픽은 또 드론 기술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는 첫 올림픽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GE는 지난달 13~1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드론(무인항공기) 위크 행사를 열었다. GE는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드론 조종 기술을 이번에 스포츠 경기에 처음 적용했다. GE 측은 올림픽 경기 기간 중에도 드론을 띄워 생동감 넘치는 중계 화면을 보여줄 예정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