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빗GO] 서울 시내 높이 20m 인공 빙벽타기 도전해보니…얼음 깨는 소리에 달아나는 36도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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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전국민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연신 부채질을 해도 파고드는 더위를 이겨내기 어렵습니다. 유명 피서지를 오가는 번거로움 없이 도심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요.
래페지기(뉴스래빗 페이스북 관리자) 김현진, 신세원 기자가 물놀이보다 시원하고, 공포영화보다 짜릿한 '무더위 탈출'을 체험했습니다. 먼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래빗 고(GO)!.! ▼[래빗GO] 래페지기 그녀…빙벽에 대롱대롱
지난달 14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위치한 코오롱등산학교 '실내 빙벽장'을 찾았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유리문 사이로 커다란 얼음 절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곳은 폭 8m에 높이 20m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실내 빙벽장입니다. 2006년 기네스북에도 등재됐습니다. 문을 열자 시원함을 넘어 등꼴이 오싹해졌습니다. 신세원 기자가 정색하며 저를 부릅니다.
"선배, 더위 탈출하려다 냉동인간 되겠어요. 빨리 옷부터 갈아입으세요."
등산복으로 바꿔 입은 뒤 지하 3층으로 내려갔습니다. 교육을 맡은 전양준 강사가 생소한 장비를 바닥에 내려놓습니다."(전양준 강사) 부상을 막아줄 헬멧과 하네스(안전벨트)는 기본입니다. 빙벽화에 얼음 위를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도록 크램폰을 끼워 착용하세요. 이 손도끼는 빙벽을 찍어 오르는데 필요한 아이스바일입니다."
냉동 창고에서 볼법한 두꺼운 철문이 열렸습니다. 패딩을 입고 있어도 '춥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얼음벽에 붙어있는 온도계가 영하 12도를 가리켰습니다. 지상 2층에서 내려다 본 빙벽장은 '빙산의 일각'일 뿐. 20m 높이의 수직 1개 면과 8m 높이의 3개의 빙벽은 위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머릿 속이 복잡해졌습니다.
걱정도 잠시, 준비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전 강사는 손과 발의 관절을 푸는 스트레칭 시범을 보였습니다. 아이쿠! 운동에 게으른 몸은 곳곳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빙벽 등반은 암벽을 타는 것보다 더 강한 정신력을 필요로 합니다. 추위와 싸우는 건 물론, 외적인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이죠.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도 좀처럼 엄두를 못내는 것이 빙벽 등반이죠."
전 강사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공간에선 오리처럼 뒤뚱뒤뚱 걸어야 합니다. 빙벽화 밑창에 끼운 크램폰이 앞뒤가 길어 서로 뒤엉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스바일을 손에 쥐었습니다. 무게가 상당했습니다. "스냅을 이용해 빙벽을 내리치세요" 강사의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스바일로 빙벽을 찍은 후 크램폰을 이용해 발을 딛고 일어서기를 반복했습니다. 아직 자세는 어설프지만 요령이 생겼습니다.겁도없이 20m 빙벽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꼭대기에 로프를 걸고 조심스럽게 한 발, 두 발 오르다보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추락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습니다. 얼굴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얼음 조각이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2층에서 촬영 중인 신세원 기자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기분이 어때요?" 신세원 기자의 물음에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다른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함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드디어 빙벽 정상이 눈앞에 보였습니다. 이제 2m만 오르면 되는데. 마음과는 달리 온몸에 힘이 쭉 빠졌습니다. 영하 12도의 실내 온도가 무색하게 땀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내려간다는 신호를 주자 "팔다리 다 떼세요" 강사가 소리쳤습니다. 멘붕(멘탈 붕괴)입니다. 에라, 모르겠다. 팔다리를 놓고 로프에 몸을 의지했습니다. 발이 땅에 닿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잘했다!
체험 이후 일주일 동안은 팔과 다리 근육통에 시달리면서도 자유자재로 빙벽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기자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빙벽 등반은 기초 체력을 기르고 요령을 익히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 '래빗GO'는 사건사고 · 시위 현장, 주목받는 장소, 전시 · 박람회, 신규 매장 등을 찾아 공간이 지닌 의미 및 특징을 보여드립니다. 뉴스래빗의 시각과 평가가 담긴 이미지, 영상을 통해 독자가 현장감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뉴스래빗]은 한경닷컴 뉴스랩(Newslab)이 만드는 새로운 뉴스입니다. 토끼(래빗)처럼 독자를 향해 귀 쫑긋 세우겠습니다.'뉴스래빗 페이스북'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글=김현진 기자 / 촬영=신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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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위치한 코오롱등산학교 '실내 빙벽장'을 찾았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유리문 사이로 커다란 얼음 절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곳은 폭 8m에 높이 20m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실내 빙벽장입니다. 2006년 기네스북에도 등재됐습니다. 문을 열자 시원함을 넘어 등꼴이 오싹해졌습니다. 신세원 기자가 정색하며 저를 부릅니다.
"선배, 더위 탈출하려다 냉동인간 되겠어요. 빨리 옷부터 갈아입으세요."
등산복으로 바꿔 입은 뒤 지하 3층으로 내려갔습니다. 교육을 맡은 전양준 강사가 생소한 장비를 바닥에 내려놓습니다."(전양준 강사) 부상을 막아줄 헬멧과 하네스(안전벨트)는 기본입니다. 빙벽화에 얼음 위를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도록 크램폰을 끼워 착용하세요. 이 손도끼는 빙벽을 찍어 오르는데 필요한 아이스바일입니다."
냉동 창고에서 볼법한 두꺼운 철문이 열렸습니다. 패딩을 입고 있어도 '춥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얼음벽에 붙어있는 온도계가 영하 12도를 가리켰습니다. 지상 2층에서 내려다 본 빙벽장은 '빙산의 일각'일 뿐. 20m 높이의 수직 1개 면과 8m 높이의 3개의 빙벽은 위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머릿 속이 복잡해졌습니다.
걱정도 잠시, 준비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전 강사는 손과 발의 관절을 푸는 스트레칭 시범을 보였습니다. 아이쿠! 운동에 게으른 몸은 곳곳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빙벽 등반은 암벽을 타는 것보다 더 강한 정신력을 필요로 합니다. 추위와 싸우는 건 물론, 외적인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이죠.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도 좀처럼 엄두를 못내는 것이 빙벽 등반이죠."
전 강사는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공간에선 오리처럼 뒤뚱뒤뚱 걸어야 합니다. 빙벽화 밑창에 끼운 크램폰이 앞뒤가 길어 서로 뒤엉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스바일을 손에 쥐었습니다. 무게가 상당했습니다. "스냅을 이용해 빙벽을 내리치세요" 강사의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스바일로 빙벽을 찍은 후 크램폰을 이용해 발을 딛고 일어서기를 반복했습니다. 아직 자세는 어설프지만 요령이 생겼습니다.겁도없이 20m 빙벽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꼭대기에 로프를 걸고 조심스럽게 한 발, 두 발 오르다보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추락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습니다. 얼굴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얼음 조각이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2층에서 촬영 중인 신세원 기자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기분이 어때요?" 신세원 기자의 물음에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다른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함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드디어 빙벽 정상이 눈앞에 보였습니다. 이제 2m만 오르면 되는데. 마음과는 달리 온몸에 힘이 쭉 빠졌습니다. 영하 12도의 실내 온도가 무색하게 땀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내려간다는 신호를 주자 "팔다리 다 떼세요" 강사가 소리쳤습니다. 멘붕(멘탈 붕괴)입니다. 에라, 모르겠다. 팔다리를 놓고 로프에 몸을 의지했습니다. 발이 땅에 닿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잘했다!
체험 이후 일주일 동안은 팔과 다리 근육통에 시달리면서도 자유자재로 빙벽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기자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빙벽 등반은 기초 체력을 기르고 요령을 익히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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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현진 기자 / 촬영=신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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