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무한 팽창'의 비밀] '1인가구 맞춤' 多되는 편의점 변신…은행업무도 107개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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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삼각김밥, 점심 도시락, 저녁 맥주 '불티'
퇴근시간대엔 택배 창구, 밤엔 파출소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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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편의점은 직장인의 카페테리아다. 세븐일레븐에서 아침(오전 8~10시)에 팔리는 식품 중 35.4%가 삼각김밥이다. CU에서는 이 시간에 즉석 원두커피가 가장 잘 팔린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아침에 편의점을 찾는 방문객 중 회사원 비중은 60%를 넘는다.
점심 때는 식당으로 변한다.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세븐일레븐에서 팔리는 식품 중 도시락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GS25에서는 오후 1시부터 2시에 도시락이 가장 많이 팔린다. CU에선 낮 12시부터 오후 1시 도시락 판매액이 하루 전체 도시락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CU 관계자는 “도시락으로 식사한 뒤 커피와 함께 디저트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우체국과 주민센터 역할 수행
심야시간과 주말엔 편의점이 약국과 은행 역할을 한다. 세븐일레븐에서 오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안전상비약 매출 비중은 전체의 37%다. 주말에는 안전상비약 매출이 주중보다 2배가량 많다. GS25에서 ATM 이용객이 가장 많을 때는 오후 10시부터 밤 12시까지다.
○무한 확장하는 편의점편의점은 업무 범위를 계속 넓히고 있다. 2009년 세금과 공과금을 받고 2013년부터 알뜰폰을 팔고 있다. 2014년에는 여성들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돕는 경찰 지구대 역할을 시작했다. 작년 메르스 사태 때는 전북 순창 장덕마을이 격리되자 편의점이 구호물품 조달처로 활용됐다.
올 들어선 외국인을 상대로 개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를 환급해주는 사후면세점으로 등록했다. 주요 편의점은 대형마트처럼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GS25는 지난 3월부터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나만의 냉장고’에 도시락 예약 주문과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을 보관해주기도 한다. GS25 관계자는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인근 편의점에 보관하는 식으로 편의점을 냉장고처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U는 지난달 신한은행과 손잡고 체크카드 발급을 포함한 107가지 업무를 편의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편의점산업협회에 등록한 편의점 수가 3만개를 넘고 비회원사까지 포함하면 4만개 이상”이라며 “편의점이 이제 유통업을 넘어 금융과 공공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복지 인프라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