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생활가전 렌털을 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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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사진)이 작년 6월 수 십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안을 받아 들었다. 생활가전 사업부(교원웰스)에서 올린 것이었다. 정수기 등을 제조하는 인천 공장 내 연구개발(R&D) 센터의 장비 확충이 주된 내용이었다. 2010년 자체 공장 가동 이후 가장 큰 규모 투자였다. 장 회장이 김준환 웰스사업부 전무를 불렀다. “이왕 투자하는 것 제대로 하라”고 주문했다. 김 전무는 “3년 안에 제품 개발과 제조 능력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답했다.
◆9월 신개념 IoT 청정기 내놔교육·출판사업이 주력인 교원은 생활가전 렌털(대여) 부문을 새로운 주력분야로 키울 계획이다. 기존처럼 엇비슷한 제품을 평이하게 팔아선 현상 유지도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렌털 품목의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우선 진행 중이다. 지난달 내놓은 정수기 ‘웰스tt’는 바뀐 교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기존 정수기엔 대부분 있는 물탱크와 냉각탱크를 떼내고 최대한 단순하게 만든 게 특징이다. 정수기 내부에 고인 물을 없게 해 세균이 번식할 여지를 크게 낮췄다. 물탱크 없는 정수기는 지금도 있지만 냉각탱크까지 없앤 것은 교원이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경쟁사가 얼음, 커피, 탄산수 등이 나오는 복합기능 정수기에 주력할 때 교원은 오로지 ‘깨끗한 물’에만 초점을 맞췄다.
정수기 관리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웰스 스케일링 키트’란 것을 도입했다. 이 키트를 통해 방문관리원이 정수기 내부를 살균, 세척하는 작업을 편하게 했다. 관리를 잘 하주는 직원과 못 하는 직원간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였다.오는 9월엔 새로운 개념의 사물인터넷(IoT) 공기청정기도 내놓는다. 집안 내 공기 상태 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공기질까지 파악해 행동 요령을 알려주는 기능을 넣었다. 예컨대 동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인데 집안 내부는 깨끗하다면 ‘환기하지 마세요’란 문구가 사용자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뜬다. 이 서비스를 위해 기상 전문업체 케이웨더와 손을 잡았다.
마케팅과 판매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유명 모델을 쓰지 않았던 기존 방침을 버리고 배우 이영애 씨를 영입했다. 거의 하지 않았던 TV 홈쇼핑을 이달 들어서만 6번이나 했다. 방문 판매만 고집해선 외형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주력사업 정체로 렌털 키우기로교원이 생활가전 렌털 사업을 키우려 하는 것은 주력인 교육·출판 사업이 정체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교원은 ‘구몬학습’ ‘빨간펜’ 등 유아 학습지와 전집 판매를 통해 매출 대부분을 거둔다. 문제는 교육·출판 사업의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2000년 63만5000여명 수준이었던 신생아 수는 2006년 44만8000여명으로 29.4%나 줄었다. 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학생수 또한 같은 비율로 감소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타깃인 교원의 시장이 쪼그라 든 것이다. 이 영향으로 교원그룹의 매출은 수 년간 1조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돌파구로 찾은 게 생활가전 렌털 분야다. 교원은 당초 이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제조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데 교원은 ‘제조 DNA’가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장 회장은 공장을 짓고 대규모 설비를 들이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았다. 교원보다 늦게 렌털 사업을 시작한 동양매직 쿠쿠전자 등에도 뒤쳐진 이유다. 하지만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 한 이상 앞으로 대규모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김건희 교원그룹 홍보팀장은 “단기간 업계 2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9월 신개념 IoT 청정기 내놔교육·출판사업이 주력인 교원은 생활가전 렌털(대여) 부문을 새로운 주력분야로 키울 계획이다. 기존처럼 엇비슷한 제품을 평이하게 팔아선 현상 유지도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렌털 품목의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우선 진행 중이다. 지난달 내놓은 정수기 ‘웰스tt’는 바뀐 교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기존 정수기엔 대부분 있는 물탱크와 냉각탱크를 떼내고 최대한 단순하게 만든 게 특징이다. 정수기 내부에 고인 물을 없게 해 세균이 번식할 여지를 크게 낮췄다. 물탱크 없는 정수기는 지금도 있지만 냉각탱크까지 없앤 것은 교원이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경쟁사가 얼음, 커피, 탄산수 등이 나오는 복합기능 정수기에 주력할 때 교원은 오로지 ‘깨끗한 물’에만 초점을 맞췄다.
정수기 관리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웰스 스케일링 키트’란 것을 도입했다. 이 키트를 통해 방문관리원이 정수기 내부를 살균, 세척하는 작업을 편하게 했다. 관리를 잘 하주는 직원과 못 하는 직원간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였다.오는 9월엔 새로운 개념의 사물인터넷(IoT) 공기청정기도 내놓는다. 집안 내 공기 상태 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공기질까지 파악해 행동 요령을 알려주는 기능을 넣었다. 예컨대 동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인데 집안 내부는 깨끗하다면 ‘환기하지 마세요’란 문구가 사용자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뜬다. 이 서비스를 위해 기상 전문업체 케이웨더와 손을 잡았다.
마케팅과 판매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유명 모델을 쓰지 않았던 기존 방침을 버리고 배우 이영애 씨를 영입했다. 거의 하지 않았던 TV 홈쇼핑을 이달 들어서만 6번이나 했다. 방문 판매만 고집해선 외형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주력사업 정체로 렌털 키우기로교원이 생활가전 렌털 사업을 키우려 하는 것은 주력인 교육·출판 사업이 정체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교원은 ‘구몬학습’ ‘빨간펜’ 등 유아 학습지와 전집 판매를 통해 매출 대부분을 거둔다. 문제는 교육·출판 사업의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2000년 63만5000여명 수준이었던 신생아 수는 2006년 44만8000여명으로 29.4%나 줄었다. 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학생수 또한 같은 비율로 감소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타깃인 교원의 시장이 쪼그라 든 것이다. 이 영향으로 교원그룹의 매출은 수 년간 1조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돌파구로 찾은 게 생활가전 렌털 분야다. 교원은 당초 이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제조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데 교원은 ‘제조 DNA’가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장 회장은 공장을 짓고 대규모 설비를 들이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았다. 교원보다 늦게 렌털 사업을 시작한 동양매직 쿠쿠전자 등에도 뒤쳐진 이유다. 하지만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 한 이상 앞으로 대규모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김건희 교원그룹 홍보팀장은 “단기간 업계 2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