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드론학과 신설…초당대 "항공분야에 200억 투자"

이공계 신흥강자 (5) 초당대학교

전남지역 거점대학 부상
취업률 89.6% '전국 1위'…인기학과는 서울서 학생 몰려

항공산업·외식분야 특화
4년 전 항공학부 3개과 개설…비행교육원도 개원
호텔조리부장 다수 배출…'조리사 사관학교'로 불려
초당대는 항공 관련 직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꿈의 대학’으로 불린다. 국토교통부 지정 비행교육원을 갖춘 곳은 초당대를 포함해 전국에 네 곳뿐이다. 글로벌 비행기 엔진 제작사인 오스트리아 로택스(Rotax)의 엔진트레이닝센터도 초당대에 있다. 내년엔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론학과를 신설하기로 하는 등 항공 특성화 대학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0%에 가까운 취업률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지방 특성화대학 ‘롤 모델’초당대는 김기운 초당약품 창업주가 1994년 고향인 전남 무안에 세운 중소 대학이다. 이공계로는 항공학부 외에 조리과학부, 건축토목학부, IT(정보기술)융합학부가 있다. 개교 당시 7개 학과, 700명 정원의 산업대로 출발해 2012년 일반대학으로 전환했다. 2017학년도에는 19개 학과에서 800명의 신입생을 뽑는다.

지방의 중소 대학으로 생존하기는 만만치 않았다. 2009년 약대 설립을 추진했으나 이듬해 전남지역 약대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제약업에 기반한 재단이 설립한 대학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대안이 필요했다.

초당대가 새롭게 도약한 시기는 2012년 항공 관련 3개 학과를 신설하면서다. 근처에 무안국제공항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항공 분야에 특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올 3월에 처음 배출한 졸업생 대부분이 취업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항공운항서비스학과 졸업생 16명 중 3명이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승무원으로 입사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 승무원으로 채용된 졸업생도 있다. 3명은 인천공항, 2명은 광주공항 지상직 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1명은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항공 명문대 ’ 부상

초당대가 ‘항공 명문대’로 거듭난 것은 과감한 투자 덕분이라는 평가다.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부터 드론학과(정원 40명)를 신설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무인항공기를 활용한 물류와 정보수집 기능이 확대되면서 드론 조종 및 정비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지만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데서 착안한 결정이다.

전라남도가 항공허브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터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당대는 전라남도, 국토부와 함께 드론에 대해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인력양성센터와 대학원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항공 교육과 관련한 인프라는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이다. 초당대는 2014년 콘도르 비행교육원을 개원했다. 이런 항공교육 전문기관을 갖춘 곳은 국내에 네 곳밖에 없다. 콘도르 비행교육원은 오스트리아 다이아몬드사의 단발비행기 7대와 쌍발비행기 1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승무원 교육을 위한 실습실과 초당대 전용 이착륙 활주로도 마련했다. 2012년부터 지금껏 투자한 금액만 100억원이 넘는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은 “비교 우위에 있는 학과에 집중해 특성화를 이뤄야 대학의 미래가 있다”며 “미래의 산업 수요를 감안해 앞으로 10년간 200억원 이상을 드론산업 및 항공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성화에 성공한 초당대는 전남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 대학으로 자리잡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 대학은 2014년 취업률 89.6%(공식 집계된 가장 최근 통계)로 전국 4년제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높은 취업률은 입시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항공학부 3개 학과는 평균 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항공운항학과의 경쟁률은 10.5 대 1에 달했다. 항공 관련 3개 학과 신입생의 60% 이상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초당대를 찾아올 정도다.초당대는 호텔외식 분야에서도 ‘조리사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로 특화돼 있다. 신라호텔 등 특급호텔과 외식업체 조리부장, 관련 학과 교수, 조리고등학교 교사 가운데 20%가량이 초당대 출신이다. 해마다 12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데 취업률이 100%에 가깝다.

박동휘/임기훈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