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조아키노 로시니 '세미라미데' 서곡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무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는 클래식 음악이라면 간결한 선율미, 흥겨운 리듬감, 효과적인 음색, 적절한 유머 등을 갖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너무 길지 않으면 좋겠다. 조아키노 로시니의 오페라 서곡들은 이런 요건에 잘 부합한다.

전성기를 누리던 31세에 작곡한 ‘세미라미데’(1823)는 그의 장기인 희가극이 아니라 고대 바빌로니아를 배경으로 한 진지한 오페라다. 하지만 서곡은 로시니의 평소 장점을 잘 발휘한다. 일사불란하고 시원하게 움직이는 현악기, 완벽한 기능성을 자랑하는 관악기들, 그리고 ‘로시니 크레셴도’가 효과적으로 결합해 훌륭한 청량감을 선사한다.시원한 아이스커피 또는 생과일주스를 마시는 기분이다. 물론 ‘비단 사다리’ ‘도둑 까치’ ‘기욤 텔’ 서곡도 이에 못지않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