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앱 직방, 온라인에서 퍼온 아파트 매물정보 버젓이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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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에서 ‘수집한 정보’라고 공개“참으로 황당하고 어이없다”
계약 끝난 사실상 허위매물도 돌아
소비자 혼란, 해당 중개업소 신뢰 깎여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 본수원공인 김영도 대표에게 전화로 취재하자 대뜸 목소리를 높이며 보인 반응이다. 그는 지난 23일 오후 젊은 목소리의 손님 전화를 받았다. “그 아파트 전세 물건 좀 볼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였다. 그 물건은 3개월 전에 인터넷포털 검색에 광고했던 것이고, 그 때 계약을 거의 곧바로 성사시켜서 기억도 생생한데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계약이 끝난 물건이라고 했더니 손님은 되레 “그게 무슨 말이냐, 방금 전에 휴대폰으로 검색된 것을 보고 전화하는데 계약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김 대표는 도대체 어디서 그 물건을 봤냐고 물어보니 “(부동산 앱) 직방에 나와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수집된 정보'로 부동산 중개업소가 소개된 직방 앱 캡쳐.](https://img.hankyung.com/photo/201607/01.12072103.3.jpg)
그 날은 토요일이고 늦은 오후여서 일단 참았다. 25일 월요일 사무실에 출근해서 김 대표는 직방 고객센터와 전화가 연결돼 단도직입적으로 “왜, 어떻게 그런 물건들이 직방에 올라 있느냐”고 물어봤다. 처음에는 “그럴 일 없다”고 발뺌하는 반응이어서 전화번호를 남기고 책임자의 응답을 요구했다고 한다.
얼마 후 전화를 걸어 온 직방 책임자는 “블로그 카페 등에 올라와 있는 물건 자료를 취합해서 올린 것이다. 직방에 올려 간접광고를 해준 것이니 고맙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인데’라고 느낀 김 대표는 인근 중개업소에 물어봤더니 비슷한 유형의 사례가 나왔다. 그래서 주변의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나섰으며 결과에 따라 공동 대응키로 뜻을 모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해당 중개업소가 관리하지 않는 물건 정보가 직방 앱에 계속 올라가면 소비자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나중에는 신뢰를 잃어 그 피해는 중개업소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 이전에 소비자에게 본의 아닌 혼란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정보이용이 왜곡되는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요즘 상당수의 중개업소들은 인터넷 포털검색 광고를 활용하고 있는데 직방 같이 계약관계 없는 정보업체들이 물건정보를 긁어모아 표시할 경우 지적재산권 침해여부도 따져 봐야 한다는 게 김 대표 주변 중개업소들의 격앙된 반응이기도 하다.
직방 홈페이지의 자주 찾는 질문에는 “집주인이 ‘현재 직방 정책상’ 아파트 매물을 당분간 내놓을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면서 “(직방의) ‘아파트 단지 서비스’에 있는 인근 중개사무소 및 매물 정보들은 해당 중개사가 직접 등록한 정보인가요?”라는 질문에도 “아니요”이다. 집 주인이 직접 내놓지도 않고 중개업소가 올리지도 않는 아파트 매물정보가 직방 부동산 앱에는 소개돼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직방 홈페이지 자주 찾는 질문에는 아파트 매물정보에 대해 “중개사무소에서 직접 등록하고 광고하는 원룸, 투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과 달리 직방이 온라인(각종 사이트, 블로그, 카페 등)이나 오프라인(전단지, 벽보 등)에서 수집한 정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체 매물정보 없이 다른 온라인에 떠있는 아파트 매물정보를 퍼온 뒤 직방 앱에 표시해놓고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려는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부동산 앱인 직방 다방 방콜 등은 이미 이달 초에도 매물정보의 60%가 허위매물인 것으로 조사돼 불신의 민낯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발표자료를 통해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10일까지 다운로드 수 기준으로 인기가 많은 부동산 앱인 직방, 다방, 방콜 등 3개 앱에 등록된 서울 매물 정보 100건을 확인한 결과, 59건이 가격이나 구조 등에서 실제와 다르거나 허위 매물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공개했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