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공급과잉' 논란…방화동 전세 3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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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세난에 빌라 수요 늘자 서울 강서·은평 등 신축 급증
90% 넘던 전세가율 80%선으로
투자 수요 여전해 매매가는 보합

서울 강서·은평·중랑구와 경기 광주시 등에서 새 빌라 공급이 급증하며 빌라 전셋값 조정이 뚜렷하다. 작년 말까지 전셋값은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었으나 최근엔 세입자가 원하는 임차 조건으로 고를 수 있을 정도다.◆전셋값 하락…월세 매물도 감소

임차인 주도 시장으로 바뀌면서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버금가는 물건이나 은행 대출금이 많이 걸려 있는 전셋집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갈현동 S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전셋값이 비싸도 전세를 구하지 못해 문제였지만 올해는 전세 매물에 비해 수요가 적어 집주인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빌라 4년 새 52% 급증빌라 월세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신축 빌라를 분양받은 투자자들이 초기 실투자금이 적게 드는 전세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부분 월세 매물도 지난해와 비교할 때 보증금과 월세액 모두 낮아지고 있다. 김혜현 알투코리아 부동산투자자문 이사는 “올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서울 빌라 전셋값도 상당 지역에서 상승세를 멈췄다”며 “빌라 공급이 많은 서울 인근 경기 용인·고양·수원시 등에서는 임차인 중심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수도권 빌라 공급이 이어질 경우 ‘역(逆)전세난’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화동 B공인 관계자는 “빌라를 분양받은 투자자들이 임차인 모집을 위해 가격 경쟁에 뛰어들 경우 자금난을 겪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전셋값이 워낙 높게 올라간 상태라 전셋값 안정화 과정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준공된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주택 수는 4만5494가구였다.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물량이다. 2011년과 비교하면 52% 이상 많다. 빌라 매매 거래량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서울과 경기 빌라 거래량은 전년에 비해 각각 46%, 41% 늘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