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디딤돌’ 공영홈쇼핑] 상생 담은 '윤리헌장'…샘플 하나까지 1주일내 업체에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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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거래절차 계약서 명시공영홈쇼핑은 공익성을 최고의 경영가치로 삼고 있다. 공영홈쇼핑에는 중소기업유통센터와 농협경제지주, 수협중앙회가 주주로 참여하는 등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따라서 일반 홈쇼핑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7월 출범 당시 ‘생산자에게 희망을, 소비자에게 행복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생산·판매자 실명제
판매시간 두번 이상 보장
대표 포함 전직원
한달동안 콜센터 업무
홈쇼핑업계에 관행처럼 굳어진 ‘갑질 문화’를 막기 위해 ‘공영홈쇼핑 윤리헌장 및 임직원 10대 실천지침’ ‘공정거래 및 상생협력 결의문’도 발표했다. 생산·판매자에게 부당한 업계 관행을 하나씩 고쳐가겠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작업도 하고 있다.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직원에게 소비자보호 교육을 의무화했다. 올해는 임직원 전원이 콜센터 업무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적인 혁신과 윤리적 청렴성을 지켜내 올바른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는 게 공영홈쇼핑의 목표다.
◆‘공정거래·상생’ 결의
이영필 공영홈쇼핑 대표와 임직원은 지난달 14일 개국 1주년을 맞아 공정 거래 및 상생 협력 실천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 표준 계약 및 서면 계약 원칙을 준수하고, 윤리적 가치와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의문에는 ‘협력사와 상생 및 동반성장 기반 구축’ ‘공정한 상거래 기반 조성 및 질서 확립’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수행을 통한 깨끗한 조직문화 조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결의문은 개국 때 내세운 윤리헌장과 10대 실천지침의 연장선이다.
앞서 발표한 윤리헌장과 실천지침은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모든 절차를 계약서로 명문화하고 협력사에 어떤 편의도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업체로부터 받은 샘플 제품은 1주일 내 반납하고 있다. 기존 유통채널의 문제점을 개선해 중소기업과 농축수산 기업의 든든한 판로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협력업체의 생생한 의견을 듣기 위한 간담회도 정기적으로 열 예정이다.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은 실현 가능성을 따져 실무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판매 방송 기회도 보장하고 있다. 방송 판매가 결정된 협력사 상품은 최소 두 번 이상의 판매 시간을 확보해준다.
◆생산·판매 실명제로 신뢰소비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믿고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생산·판매자 실명제’를 도입했다. 방송 제작팀이 생산 현장을 찾아가 인터뷰해 기업인·농어민 등 상품 생산자가 직접 상품을 소개하도록 했다. 최근 완도 활전복 판매 방송에선 생산자가 작업하는 영상까지 촬영해 방영했다.
기존의 일반 홈쇼핑 방송이 이미지나 영상에 치중하는 것과 차별화된다고 공영홈쇼핑 측은 설명했다. 생산자뿐 아니라 방송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쇼호스트도 명찰을 달고 방송한다. 판매자 실명제다. 상품 판매 과정에서 과장 없이 필요한 정보만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전 직원이 콜센터 업무도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도 다방면으로 하고 있다. 모든 서비스를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해 나아가겠다는 목표다. 지난 2월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반갑습니다, 고객님’ 실천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대표를 포함한 전 직원이 한 달 동안 번갈아 콜센터에 걸려온 소비자의 전화를 응대하면서 고객서비스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전화 예절, 주문 접수 방법 등의 사전교육을 받은 뒤 콜센터 상담원과 함께 실전에 투입됐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체험일지를 작성해 서비스 개선에 반영했다. 내부적으로 서비스 업무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전 임직원이 현장에서 요구사항을 들으면서 소비자 입장뿐 아니라 콜센터 직원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소비자와 직접 상대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소비자보호 교육을 하기도 했다.
높은 신뢰도 핵심은 깐깐한 입점 절차…세 차례 사전 품질검사
판매 후에도 사후관리 철저중소기업 제품이라고 무조건 공영홈쇼핑에서 방송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 중기 상품이 공영홈쇼핑의 판매 방송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입점을 위한 절차는 꽤 깐깐한 편이다.
크게 ‘사전 품질검사’와 ‘방송 전 실사 및 입고검사’ ‘사후 품질검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방송 판매를 위한 편성이 짜이기 전에 진행되는 사전 품질검사 과정은 세 단계로 나뉜다.
첫 단계로 소비자상품평가위원회의 평가를 받는다. 방송 적합성 여부와 상품, 가격, 구성 등의 평가 기준에 따라 공정한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위원회는 소비자단체대표와 상품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업체의 상품 설명회와 개별 요소 평가표에 따라 심사한다.
평가위원회를 통과한 상품은 두 번째로 품질보증팀의 상품 심사 대상이 된다. 품질보증팀은 상품기술서 점검과 샘플 확인, 서류·포장 검사 등 사전심사를 한 뒤 현장 실사까지 나간다. 업체 제조시설 등의 현장 점검을 통해 위생시설, 품질표시, 제조일자, 원산지 등을 확인한다. 용량이 표기보다 적거나 많지는 않은가, 중량이나 크기에 대한 정보가 정확한가, 포장은 안전한가 등을 꼼꼼하게 따진다.
검사가 끝나면 방송 심의로 넘어간다. 판매 방송 내용이 상품의 사실 정보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성돼 있는지를 점검한다. 판매 과정에서의 과도한 판촉 행사나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막기 위해서다.
이 과정을 모두 통과한 제품은 생방송 전에 공영홈쇼핑 내 물류창고로 입고된다. 이후 판매 방송을 시작한다. 방송 과정에서도 허위·과장 방송 여부를 엄격히 살피고 있다는 게 공영홈쇼핑의 설명이다.
판매가 끝난 뒤에도 심사 절차가 남아 있다. 판매 후 최종 배송을 확인하고 사후관리에 들어간다. 배송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없는지 등을 재차 확인한다.일반 제조상품 외에 농축수산물은 더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친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의 맛, 위생, 신선도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중소기업에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판로를 찾아주고, 소비자에게는 믿고 살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