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청라의 심장 '국제금융단지' 이어 '청라시티타워'도 개발 추진"

인터뷰
한동영 한양 사장

아파트 건설·토목 시장 강자 넘어
에너지사업 디벨로퍼 역량 강화 목표

광양만에 바이오매스 발전소와
여수 동북아 LNG 허브터미널도 계획
지난 16일 서울 신천동 한양 본사에서 만난 한동영 사장(61)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올해 한양이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에서 분양한 3개 아파트 단지(2775가구)는 한 가구의 미분양도 없이 모두 팔렸다. 인천 청라지구에서 이달 분양 예정인 ‘청라 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 아파트(1534가구)에도 예비청약자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한 사장은 “주택 일변도의 다른 중견건설업체와 달리 주택 토목 공공건축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라며 “아파트 단지 개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청라국제금융단지 조성, 친환경 발전소 건설 등 신규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국내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중 주택 건설 경험이 가장 많은 축에 속한다. 1979년 대림산업에 입사한 뒤 37년간 건설업계에 몸담으며 국내외 건설현장에서 기술개발 등 다양한 건축 업무를 경험했다. 2011년 말 한양으로 옮긴 뒤에는 건축·주택사업본부장을 지내며 주택건축, 재개발·재건축 수주 등 주요 사업을 진두지휘했다.▷올해 한양의 분양 성적표는 어떻습니까.

“전반적으로 순항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경기 수원시 호매실지구에서 내놓은 ‘한양수자인 호매실’ 아파트는 1394가구의 대단지지만 3주 만에 다 팔렸습니다. 6월에 분양한 경기 시흥시 은계지구 ‘시흥은계 한양수자인’도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무리했습니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 공급한 ‘다신신도시 한양수자인 2차’는 평균 24.2 대 1의 청약경쟁률로 다산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사흘 만에 계약까지 마무리지었습니다. 올 들어 한양이 공급한 2775가구 중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는 단 한 가구도 없습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요.“19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청라국제도시에서 ‘청라 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 아파트 1534가구를 분양할 예정입니다. 청라국제도시의 핵심 입지로 꼽히는 국제금융단지 안에 짓는 데다 네 가구를 빼고는 모두 전용 84㎡ 이하 중소형 주택으로만 이뤄져 벌써 수요자의 관심이 높습니다. 광교호수공원이나 동탄호수공원처럼 신도시의 대표 관광명소로 불리는 호수공원 인근에 자리 잡은 게 강점입니다. 청라국제도시엔 이미 계획인구(9만명)의 90%가 넘는 8만3000여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신도시 개발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이 단지를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로 조성하기 위해 설계, 커뮤니티시설 마련 등에 한양의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한양이 짓는 아파트 중 최초로 큐레이션 아파트로 조성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큐레이션 아파트는 가구 내 수납공간, 조경, 커뮤니티 시설 등 아파트 설계와 기획 과정에서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해 협업해 짓는 아파트를 말합니다. 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는 조경, 주택 내 수납, 건강관리 등 아파트 입주민의 생활과 연관된 시설을 최고 전문가들과 협업해 조성할 예정입니다. 국내 최고 수목원으로 꼽히는 경기 가평군 아침고요수목원 한상경 대표의 큐레이션을 받아 아침고요수목원의 디자인 콘셉트를 단지 내 조경시설에 적용했습니다. 동양적인 멋스러움과 쾌적한 환경을 갖춘 단지로 꾸밀 예정입니다. 주부들의 관심사인 수납 공간은 정경자 한국정리수납협회장의 도움을 받아 기존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재배치했고 주부들의 생활동선을 고려한 특화 수납공간도 제공합니다. 최근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반영해 유명 피트니스 트레이너 숀 리 숀리바디스쿨 대표와 협업해 온 가족이 쉽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청라국제금융단지 등 청라국제도시 전반의 개발사업에도 깊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양은 인천에 본사를 둔 기업입니다. 연고지에서 공격적으로 사업하는 게 당연합니다. ‘청라의 심장’인 국제금융단지 개발 등 미래가치가 높은 청라국제도시 조성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외국투자기업, 국내신탁회사와 함께 청라국제금융컨소시엄을 이뤄 지난해 6월 국제금융단지 개발사업의 사업후보자로 선정되고 두 달 뒤에는 정식 개발 사업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24년까지 약 1조2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2020년까지 핵심업무시설과 아파트, 비즈니스호텔 등 1단계 사업을 마치고 2024년까지 대형 아울렛과 문화시설, 오피스빌딩을 추가로 준공할 계획입니다. 청라국제도시의 랜드마크 빌딩인 ‘청라시티타워’ 사업 공모에도 참여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주택 위주로 개발돼온 청라국제도시에 본격적으로 업무·금융시설이 들어서면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본이 유치돼 청라국제도시의 다른 개발사업도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은 1조2000억원입니다. 토목부문 43.3%, 주택부문 36.8%, 공공건축 19.9%로 구성돼 있습니다. 공공사업과 주택사업의 균형을 갖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공공부문에서 지나친 저가 수주 경쟁을 피하기 위해 2014년부턴 주택과 공공부문의 수주 비율을 7 대 3으로 하고 있습니다. 빠른 성장보다 안정적이고 내실 있는 성장을 하자는 게 한양의 경영방침입니다.”

▷철도, 도로, LNG탱크 등 국내 토목부문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양의 전체 시공능력평가는 22위지만 공공 인프라 분야에선 수주액 기준으로 10위권에 있을 정도로 토목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주택분양 사업 강화와 함께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공공 인프라시설 부문에서도 대형 국책사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수주하고 있습니다. 철도, 도로, 항만, 택지조성 등 모든 공공 토목분야에서 시공 중입니다.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건설에선 국내 최고 실적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평택과 인천 등에서 쌓아온 LNG 저장시설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27만kL 용량의 강원 삼척생산기지를 시공 중입니다.”

▷한양의 차세대 먹거리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파리기후변화협약이 통과되면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한양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어줬습니다. LNG 저장탱크 등 플랜트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에너지사업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전남 광양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에 있는 황금산업단지에 200㎿ 규모의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0년 중반 상업용 전기를 생산하는 게 목표입니다. LNG 저장시설 시공 분야에 강점이 있는 만큼 전남 여수시 묘도에 동북아시아 LNG 허브 터미널을 짓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건설사의 장점을 살려 전남 영암·해남군 일대에 신영농 바이오산업단지, 은퇴자도시 등을 건설하는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주택 시장은 어떻게 전망합니까.

“저성장 국면의 고착화, 가계부채 증가, 집단대출 관련 규제 등 부정적인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일시적인 거래 부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의 매매 전환 수요 등으로 실수요자의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해 공급 과잉에 따른 입주리스크를 선제 관리해나가고 있습니다.”

한동영 사장은…△1955년 경기 화성 출생 △배재고, 연세대 건축공학과 졸업 △1979년 대림산업 입사 △2006년 건축사업본부 상무 △2009년 전무 △2011년 한양 건축주택본부 부사장 △2015년 한양 대표이사 사장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